"손준호, 책임지겠다" 최순호 단장의 '무리수'...'계약 해지+졸속 행정' 엔딩, 결국 수원FC를 위기로 내몰았다 [MD현장]
[마이데일리 = 수원 최병진 기자] 최순호 수원FC 단장의 졸속 행정이 팀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수원FC는 지난 13일 “손준호의 계약 해지 요청을 받아들였다”라며 손준호와의 작별 소식을 전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공항에서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붙잡혀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10개월 간의 구금 끝에 손준호는 지난 3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 복귀는 이루어졌지만 혐의는 완전하게 벗겨지지 않았다. 손준호 측의 입장 발표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손준호는 K5리그 건융FC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K리그 복귀를 추진했다. 가장 유력한 팀은 친정팀 전북이었다. 손준호는 전북에서 훈련을 했고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북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중국리스크’를 손준호가 책임져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길 원했으나 손준호 측은 이를 거부했다. 전북 외에도 손준호를 원했던 기업구단 일부도 해당 상황을 파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FC가 손준호와 접촉했다. 손준호와 사제지간인 최 단장은 “준호의 결백하다는 이야기를 믿는다. 축구인의 마음으로 품었다. 내가 책임을 지겠다”라며 손준호를 향한 믿음과 자신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손준호는 곧바로 수원FC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주축 자원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10일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중구축구협회는 “손준호가 부정적인 이익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영구 제명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해당 사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고할 것이라 밝혔으며 FIFA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손준호는 어느 곳에서도 뛸 수 없게 된다.
손준호는 다음날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준호는 “20만위안(약 3천700만원)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하면 석방을 해준다고 해서 이를 받아들였다”며 강압 수사를 주장하면서 금품 수수 혐의만 인정했고 승부조작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문제는 손준호가 팀 동료 진징다오로부터 받은 20만위안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는 점. 손준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승부조작 같은 불법적인 거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나 상황 설명은 없어 오히려 의구심만 더욱 커졌다.
결국 중국축구협회의 발표와 손준호의 미심쩍은 해명으로 사안이 커지자 최 단장은 손준호와의 이별을 택했다.
최 단장의 손준호 영입은 애초부터 리스크가 큰 영입이었다는 평가다. 범죄의 유무 여부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맹목적인 믿음 하나로 영입을 결정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손준호는 전북과 연이 있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전북이 데려오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분명 성급한 결정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평소 행정에 있어 강하게 의견을 어필하는 최 단장의 스타일이 손준호 영입 상황에서도 적용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손준호와의 계약 해지는 결국 재정 손해로 이어졌다. 수원FC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다. 올 12월까지 단기 계약을 체결한 손준호의 연봉은 5억원 정도며 이미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는 돈과 선수 모두를 잃게 된 상황. 당연히 수원FC 팬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졸속 행정으로 팀 전력과 함께 분위기도 최악으로 흘러갔다. 수원FC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승우(전북 현대), 권경원(코르 파칸 클럽) 등 주축 자원들이 팀을 떠났으나 영입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스쿼드가 급격하게 얇아졌다.
그동안은 김은중 감독의 지도력의 의지해 상위권에서 버텼으나 결국 터지고 말았다. 수원FC는14일 펼쳐진 전북 현대와의 30라운드에서 0-6 참패를 당했다. 선발 명단과 교체 카드의 한계가 명확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손준호의 계약 해지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다. 신경 쓰지 않으려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선수들도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가능한 자원에서 최대한 끌어내면서 여기까지 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저를 믿고 따라와 주면서 버텼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자원도, 대안도 없다. 미안하지만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줬으면 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졸속 행정의 피해는 고스란히 김 감독과 선수단, 수원FC 팬들에게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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