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대책에도…잇따르는 화재에 시민 불안 여전
정부, 전기차 및 전지 공장 화재 대책 내놨지만
화재 원인 불명확·소화기 개발 요원…불안 계속
추석 연휴 관리 '느슨'…"가급적 실외 보관 안전"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정부가 관련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비슷한 화재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집을 비우는 등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가 느슨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전국 곳곳에서 전기차는 물론 전기 자전거, 전기 오토바이 등 휴대용 모빌리티에서 배터리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주요 화재를 보면 지난 11일 오전 7시15분께 제주국제공항 3층 고가도로를 달리던 2019년식 SM3 전기차 택시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전기차를 태워 소방서 추산 968만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택시 기사는 손님을 내려주기 위해 공항에 정차했을 때 배터리가 있는 트렁크 쪽에서 이상한 소리와 함께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왔고, 이후 5초도 안 돼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택시는 국산 배터리를 이용하는 전기차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택시 기사 진술 등을 바탕으로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배터리를 분리해 차량 제조사와 함께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이다.
같은 날 오후 2시48분께는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한 창고에서 충전 중이던 2020년식 전기 오토바이에서 불이 났다. 해당 전기 오토바이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충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소유주 진술과 배터리에서 열폭주가 식별된 점 등을 바탕으로 배터리 과충전으로 내부 압력과 온도가 높아져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0시32분께는 경기 부천시 5층짜리 다세대주택 2층 작은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주민 7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2층 내부가 대부분 불에 타 소방서 추산 44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최초 신고자인 2층 거주자는 소방 당국에 "자려고 방에 누웠는데 작은방에서 '탁탁'하고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며 "4시간 전인 전날 오후 8시쯤 전기 자전거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뒤 분리해 작은방에 뒀는데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오후 10시15분께는 부산 해운대구 전시행사 시설인 벡스코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 자전거에 불이 나기도 했다.
불은 전기 배선 등을 태운 뒤 1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 현장에 다른 전기 자전거와 전기차도 주차돼 있어 자칫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같은 대형 화재로 번질 뻔했다.
정부는 지난 6일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전지 공장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주요 골자는 전기차 안전을 위해 배터리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배터리 인증제를 다음 달부터 조기 시행하는 것이다. 또 리튬 배터리를 '특수가연물'로 지정해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2028년까지 전용 소화기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데다 현재까지 배터리 화재의 정확한 원인도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어 불안함은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전기차 화재는 현재 과충전 문제인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것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 의견"이라며 "배터리 손상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리튬 배터리 화재 진화를 위한 관련 약제도 없는 만큼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물을 뿌려 온도는 낮춰서 열폭주를 막거나 덮개를 덮어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이에 대해 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은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개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며 "연구개발(R&D) 예산을 적극 투입해 소화 약제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에는 전기 자전거 등을 집 안에 보관해 둔 상태에서 장시간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 배터리 화재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 교수는 "사실 충전을 하지 않거나 배터리를 분리해 놓으면 불이 안 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경우에도 열폭주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내에서 불이 난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집을 비울 때에는 전기 자전거 등을 가급적 실외에 보관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아울러 KTX 등 이용 시에도 이를 가지고 탑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재 시에는 대처가 어려운 만큼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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