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1강, 진보 2강…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 어디까지 왔나
진보, 선거인단 1인 행사표에 진통
보수, 안양옥·조전혁 담판이 먼저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본후보 등록일(26~27일)까지 남은 기한은 단 12일. 그러나 진보, 보수 모두 이제서야 후보 단일화 작업의 첫발을 뗀 상태다. 2014년과 2018년,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모두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던 보수 교육계는 물론 진보 교육계도 단일화의 진통이 이어지면서다.
특히 진보 성향 후보들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을 놓고 복잡한 셈법에 나섰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벌어진 곽 전 교육감의 후보 매수 사건과 30억원 규모의 선거 보전비용 미반납 등이 경선 판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
진보 '곽노현·정근식' 2강 체제…후보들도 곽노현 때리기
지난 13일에는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5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5인 경선 후보는 추진위 (단일화)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후 상황에 따라서 새로운 후보 단일화 방식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려 한다"며 강경하게 발언했다. 이대로라면 추진위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등 후보 3명만 남게 된다.
5명 후보가 추진위에 등을 돌린 핵심적인 이유는 선거인단 1인이 행사하는 표 수다. 후보 8명은 1차 예선(상위권 4위 선발), 2차 결선(최종 후보 선발)으로 진행하는 추진위의 경선 방식까지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진위가 제안한 단일화 방안은 1차 예선에서 선거인단 1인이 2표를 행사해 상위권 후보 4명을 뽑는 것이다. 이어 2차 결선에서는 여론조사 50%, 그리고 1차 예선에서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 결과 50%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5명 후보는 1차 예선에서 선거인단 1인이 4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차 결선의 경우 이들 5명 후보도 여론조사를 어느 정도 비율로 반영할지 일치된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후보들이 선거인단 1인의 표 수를 놓고 싸우는 가장 큰 이유는 '곽노현'이다. 곽 전 교육감이 큰 조직을 확보한 채 선거에 뛰어들며 군소 후보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선거인단 1인이 행사하는 표가 늘어야만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한 이들은 결국 1인 4표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 곽 전 교육감의 정부 탄핵 발언과 선거 보전비용 미반납 등은 군소 후보들이 추진위를 공격할 빌미가 됐다.
기자회견에 나선 5명 후보는 곽 전 교육감을 겨냥해 "유·초·중·등 교육을 총괄하는 책임자를 뽑는 교육감 선거임에도 특정 후보의 정치적 공방과 단일화 논란만이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를 뿐 교육개혁을 위한 정책 의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왜곡되고 뒤틀린 선거를 진정 교육을 위하는 선거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8~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에 진보 성향 후보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곽 전 교육감은 14.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12.2%로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보수 '조전혁' 1강…반쪽짜리 단일화 약속
보수 후보들은 더욱 복잡한 단일화 방안을 고안했다.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 기구인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3인이 경선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1차로 안 전 회장과 조 전 의원이 담판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한 뒤, 2차로 담판 후보자와 홍 교수가 여론조사를 통해 한 명의 후보를 추대하는 방식이다. 여론조사는 19~21일 사흘 간 전화면접 방식으로 2회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며 최종 단일 후보는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담판 방식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통대위는 이 과정이 손병두 통대위 위원장의 중재 하에 진행될 예정이라고만 예고했다. 안 전 회장 측은 "손 위원장이 14일 조 전 의원을 만나고 15일에는 안 전 회장을 만나 양측의 주장을 들은 뒤 합의안 조율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약속이 얼마나 견고하게 지켜질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이미 여러 차례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교육계는 이번엔 과오를 답습해선 안 된다며 경선 승복 서약까지 나섰다. 이 서약은 "후보 단일화 경선 결과에 승복하며, 불복하고 출마를 하는 등 합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할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안 전 회장은 이 서약에 서명을 거부했다. 담판 이후 협의를 이루지 못하면 언제든 독자 출마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애초에 선거에 출마한 보수 성향 후보 5명 중 통대위에 참여한 후보는 3명에 불과하다.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등이 처음부터 독자 출마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보수 성향 후보 4명이 투표 용지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한편 KSOI가 실시한 보수 성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조 전 의원의 지지율은 12.5%로 2위인 홍 교수(8.4%)보다 4.1%포인트(p) 앞섰다. 안 전 회장의 지지율은 7.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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