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두산 유니폼 잘 어울려, 하는 모든 일 응원할 것”…은퇴식 가진 니퍼트 향한 정수빈의 마지막 인사 [MK잠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9. 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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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산 유니폼이 잘 어울렸다. 앞으로도 (더스틴) 니퍼트 형이 하는 모든 일을 응원하겠다.”

니퍼트의 은퇴식이 있던 날 두산 베어스의 승리를 이끈 정수빈이 니퍼트를 향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를 2-1로 눌렀다.

정수빈(왼쪽)과 니퍼트(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두산 제공
니퍼트(왼쪽)와 정수빈. 사진=MK스포츠 DB
이로써 5위 두산은 66승 2무 66패를 기록, 5할 승률을 회복하며 4위 KT(67승 2무 66패)를 0.5경기 차로 압박했다.

1번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정수빈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먼저 그는 수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회초 2사 2, 3루에서 KT 김상수의 까다로운 타구를 유려한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이며 중견수 플라이로 막아냈다.

사진=두산 제공
사진=두산 제공
타석에서도 빛났다. 1회말 우익수 플라이로 돌아섰지만, 양 팀이 1-1로 맞서던 3회말 1사 2루에서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상대 선발투수 우완 잠수함 고영표의 7구 134km 패스트볼을 공략해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두산이 이후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함에 따라 정수빈의 이 안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이후 정수빈은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쳤지만, 아쉽게 득점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6회말에도 날카로운 컨택 능력을 발휘한 정수빈이다. 선두타자로 나서 고영표의 2구 115km 체인지업을 받아 쳐 좌전 안타를 생산했다. 이어 이유찬의 희생 번트와 양의지의 진루타로 3루에 도달했지만, 이번에도 홈을 밟지는 못했다. 이후 8회말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날 정수빈의 성적은 4타수 2안타 1타점 2도루로 남게됐다.

사진=두산 제공
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오늘은 정수빈이 공격과 수비에서 해결사였다. 1회 위기 상황에서 엄청난 호수비로 추가실점을 막아내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면서 “타석에서도 3회 결승타 포함 2안타 2도루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정수빈은 ”오랜만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어서 기쁘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최근 한 경기, 한 경기 포스트시즌을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좋은 수비, 좋은 플레이들이 나와주는 것 같다. 또 오늘 경기 투수진들이 너무 잘 던져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투수들에게는 늘 고맙다 전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두산 제공
정수빈의 말처럼 이번 일전은 두산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바로 이날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린 까닭이었다. 명실상부 니퍼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다. 2011년 두산(2011~2017년)과 계약한 뒤 KT(2018년)를 거치며 2018시즌까지 8년 간 214경기 출전에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의 성적표를 써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인 것은 물론,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로 남아있다.

2009년 2차 5라운드 전체 39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뒤 올해까지 통산 1670경기에서 타율 0.280(5243타수 1467안타) 36홈런 540타점 3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25를 써낸 정수빈은 니퍼트와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그는 니퍼트가 활약했던 시기 외야를 든든히 지키며 두산 영광의 시절을 함께했다. 이 기간 이들은 한국시리즈에 4차례(2013, 2015~2017) 올라 2번(2015, 2016) 우승을 합작했다.

정수빈(31번)과 니퍼트(오른쪽). 사진=김영구 기자
정수빈은 ”오늘 (니)퍼트 형이 왔는데 다행히 이겼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은퇴식을 할 수 있게 돼 기분 좋다“며 ”은퇴 후 몇 년이 지나 두산 유니폼을 입었는데 여전히 두산 유니폼이 잘 어울렸다. 오늘 은퇴식 너무 축하하고 앞으로도 니퍼트 형이 하는 모든 일을 응원하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경기 후 진행된 은퇴식에서 정수빈은 김재호, 허경민과 함께 니퍼트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니퍼트는 편지 낭독 중 ”제 팀원 여러분은 저의 전부“라며 ”첫날부터 저를 두 팔 벌려 환영해줬고, 가족처럼 대해줘 감사하다. 제 등 뒤를 지켜주며 허슬 넘치는 플레이만을 보여준 점에 감사하다. 제가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제 투구가 여러분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었길 바란다. 팀원들이 없었다면 저는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여러분들이 제가 등판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저는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두산 선수들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두산 제공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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