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물 외벽에 백범 김구 초상화…‘역사 논쟁’에 정치발언까지 ‘발칵’
인천시 한 건물 외벽에 고(故) 백범 김구 선생의 초상화가 그려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두고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술렁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구 선생의 역사적 행보를 두고 날선 논쟁을 벌이며 충돌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문화의 힘. 건물주의 힘ㄷㄷ"이라는 제하의 게시물이 지난 13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 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시 45분 기준, 12만8647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 게시물은 많은 조회수와 높은 공감수를 이끌어내면서 '베스트글' 카테고리에 배치되기도 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소를 짓고 있는 백범 김구 선생 초상화가 한 건물 외벽에 페인트로 그려진 모습이 담겼다. '문화의 힘'이라는 짤막한 글귀가 눈길을 끈다. 이 외에 별다른 멘트는 없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멋있는 건물주시네요", "용기에 박수를 드립니다. 짝짝짝", "멋집니다", "인천 ○○동에 위치한 건물입니다^^", "갓물주님 ㅊㅊ", "와 나도 저런 건물주님 해보고 싶다…", "퇴근길에 매일 봅니다^^", "대단하십니다. 친일파가 핀을 치는 판국에 저렇게 하신다는 건", "집단지성 좋네요", "멋있다. 좋은 일들만 이어지길^^", "이런 건 무조건 추천!", "아. 이럴 땐 건물주가 부럽다. 멋진 그림", "정의의 힘", "좋아하는 작가 레오다브의 그림이네요…독립운동가 초상화 그리는 아름다운 작가입니다…", "건물이 5억. 건물주는 10조"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한 네티즌은 김구 선생을 비판하는 댓글을 썼다. 이 네티즌은 "국제 공산주의의 흐름도, 세계정세를 읽는 눈도, 실무 행정 능력도 없으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에만 사로잡혀 미군정에 대한 쿠데타로 해석되는 어리석은 음모 때문에 미군정 당국에는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미군정이라는 현실 권력을 배제하고 민족을 팔아 자신을 통일 지도자로 세워보겠다는 마지막 발악이 남북협상이라는 김일성 들러리 놀음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글에 다른 네티즌들은 "뉴라이트 X종자다…", "토착왜구", "중공 놈의 자식이고 섬나라 원숭이 쪽 놈의 손자인 걸 여기서 밝히냐", "네가 이 땅에서 숨 쉬고 있는 게 독립운동가분들 덕분이다. 니 따위가 뭔데 저분들을 평가하니? 윤석열 대통령이 되니 별 XX 같은 것들이 설치네. 어휴", "미군정의 현실 권력? 식민지 쟁탈전에서 승리한 결과야", "친일하자는 소리 길게도 썼구나. 근데, 김대중에 대해 잘 모르고 헛소리질 한 거야. 김대중은 작금의 친일 매국 정부와 달리 오구치에게서 정중하고 엄중한 과거사 사과를 받아낸 인물이야. 김재중 오구치 선언 들어본 적도 없나 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향한 비판 댓글이 쏟아지자 김구를 비판한 네티즌은 "뉴라이트라는 용어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댓글 어느 부분이 뉴라이트인지 적시하십시오", "모든 독립가가 아닌 김구의, 김구의 모든 것이 아닌 해방 공간에서의 정치 행위를 비판했습니다" 등의 글을 적으며 반발했다. 여기에 한 네티즌은 "어차피 보배 X돼지들은 사실을 말해주면 화를 냅니다…그냥 원숭이들 댓글 다는 거 구경만 하시는 게 어떨는지…"라는 대댓글을 썼다.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유가족과 후손의 대다수는 그 장소에 없었다. 광복회를 비롯한 56개 독립운동단체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따로 기념식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 단체는 윤 대통령이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에서 이같은 행동을 했다. 광복절 기념행사가 둘로 나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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