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정해인 "전작 부담감 NO…칸서 '국대'된 느낌"(종합)
13일 개봉 영화 '베테랑2' 주연 정해인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비약해서 말씀드리자면 국가대표의 느낌도 났어요. 운동하시는 분들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태극마크를 달면 이렇겠다 싶었죠. 뿌듯하고 떨렸어요."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의 주연 정해인이 이 영화로 칸 국제영화제 당시를 회상했다. 류승완 감독의 대표작이자 천만 영화인 영화 '베테랑'(2015)의 속편 '베테랑2'는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받아 상영됐다.
지난 13일 개봉한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한 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을 담은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정해인은 극 중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이라 불릴 정도로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강수대 막내 박선우를 연기했다.
박선우는 일 잘하고 서글서글한 막내지만, 한편으로 묘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다. 류승완 감독이 "존재만으로 불쾌감을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할 정도로 이중적인 면모가 있어야 했다.
"전작에 대한 부담감은 분명히 있었어요. 워낙 잘 된 작품이라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결 자체가 '베테랑'1과 2는 이야기도, 전개방식도 다르니까요. 빌런의 성향도 아예 다르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어요. 촬영장에 와서 분장하고 옷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서면 부담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연기에만 집중하고, 순간에만 몰입했어요."
처음 '베테랑2'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정해인은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고 했다.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의 연락을 받고 류승완 감독과 만났을 때 그는 최종 시나리오도 보지 않은 상태였지만, 출연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그 자리에서 확신이 들었어요. 감독님이 이 작품을 얼마만큼 고민하고 준비하신 건지, 얼마나 이 캐릭터에 애정을 쏟고 계시는지 느낄 수 있었죠. 처음이었어요. 대본을 읽지 않고 출연하겠다고 했던 것은요."
그렇게 '베테랑2'에 합류했다. 또 다른 천만 흥행 영화 '서울의 봄'에서 함께 했던 황정민과 재회했다.
"대본 리딩할때부터 신기했어요. ('베테랑' 때) 극장에서 봤던 선배님들을 보고 대사를 맞춰보는 자체가-이상한 표현일 수 있지만-신기하다고 해야하나, 이제 좀 실감나는구나 싶었죠. 혼자 대본을 보면서 연습할 때 막연했는데 첫 촬영이 엄청 기다려지고 설레고, 두려웠어요. 첫 촬영을 감사히 끝내고 황정민 선배님이 '해인이 오늘 잘했으니까, 국밥에 소주 한잔할까?' 하셔서 '너무 좋죠' 했어요.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24시간 국밥집 가서 소주 마신 기억이 나요. 황정민 선배님이 그 당시 술을 잘 안 드실 때인데 저를 배려해 시간을 내 술을 마셔주신 것 같아요. 저에게 참 감사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황정민의 연기를 1열에서 직관한 소감은 어떨까. 정해인은 "황정민 선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고 연기했다"며 선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황정민은 자신이 카메라에 걸리지 않는 촬영을 할 때도 카메라 뒤에서 정해인을 상대하며 최선을 다했다.
"황정민 선배는 툭툭 내뱉으시는 거 같은데 그 안에 따뜻한 정이 있어요. 현장에서도 느꼈어요. 너무 따뜻해요 이 사람. 처음에 사실은 겁을 먹고 들어왔어요. 혹시 무섭지 않으실까, 내심 혼자만의 걱정이 있었는데 첫 촬영에 바로 그런 게 없어졌죠."
류승완 감독은 "영화에 항상 빠져있는 분"이었다.
"일도 영화, 취미도 영화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얘기만 하면 감독님과 밤새 이야기할 수 있었거든요. 끊임없이 뭔가 나와요. 열정이 어마어마하시죠. 지금도 몸을 잘 쓰셔서 스스로 웬만한 액션은 가능하실 정도예요. 배우들이 가진 고유의 색채와 장점을 너무 잘 알고 계시고 그걸 극대화해 끄집어내 주시는 것에 저는 너무 감사하고요."
현재 정해인은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로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도 선보이고 있다. 정소민과 함께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오랜 소꿉친구 배석류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건축가 최승효를 연기 중이다.
"매운맛 달콤한 맛 왔다 갔다 해서 혼란스러우실 거 같은데 팬분들은 오히려 다채롭게 저를 즐기실 기회라 생각해서 좋아요. 팬분 아닌 일반 관객들, 제 팬 아닌 분들이 영화를 보신다면 '어 정해인이라는 배우 관심이 좀 가네? 다른 작품도 찾아볼까?' 하게 되길 바라는 바람이 있어요."
정소민과 정해인은 드라마에서 탁월한 '케미'를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둘이 진짜 사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정해인은 "그렇게 얘기해주실 정도로 '케미'가 좋아서 그런가보다, 드라마도 드라마인데, 메이킹에서도 (둘이 친한 게)보인다,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해 찍은 콘텐츠가 몇 개 있는데 여기서 좋아 보인다는 말 때문에 그런 거 같다, 그만큼 현장에서 '케미'가 좋았다, 역대급이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웃는 연기를 해요. 2019년~2020년 이후에 처음이에요. '설강화'와 '커넥트'에 이어 'D.P.'와 'D.P.2' '베테랑2'까지 이어져 왔는데 촬영장에서 웃고 TV를 통해 웃는 제 모습을 보는 게 반가워요.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어서서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는데 앞으로는 여러분이 원하시는 그런 장면들과 신들이 넘쳐날 것이니까,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나올 테니 기대 많이 해주셔도 좋아요."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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