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일방적 추진 佛 대신 사회적 합의 중시 英 본받아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찬반이 분분한 가운데, 일방적 개혁을 추진했다 실패한 프랑스와 숙의에 공들인 끝에 개혁을 달성한 영국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이슈와 논점-사회적 대화를 위한 연금개혁 공론화 기구의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1995년 당시 경제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 보장 분야의 급진적인 개혁을 정부 주도로 추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2005년 '전국민 연금의 날'까지 개최해 숙의 공들인 끝에 개혁 성공
입법조사처 "사회적 대화할 상설기구 필요…국회에 공론화 기구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정부가 최근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찬반이 분분한 가운데, 일방적 개혁을 추진했다 실패한 프랑스와 숙의에 공들인 끝에 개혁을 달성한 영국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 국가의 사례에서 볼 때 연금 개혁의 성패가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에 있는 만큼, 국회에 연금개혁 공론화 기구를 만들어 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5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이슈와 논점-사회적 대화를 위한 연금개혁 공론화 기구의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1995년 당시 경제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 보장 분야의 급진적인 개혁을 정부 주도로 추진했다.
사회보장세를 신설하고 직역 간 공적 연금제도의 불공평을 해소하는 연금개혁안 등을 내용으로 한 '사회보장 개혁안'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하지만 특별연금 노조를 중심으로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됐고 국영철도와 공공교통의 시위로 3주 동안 프랑스 대퉁교통이 마비됐다.
우체국, 교사, 기타 정부기관 노동자 등 200만명이 파업에 동참하며 프랑스 경제는 더욱 침체됐고 결국 정부는 연금개혁안을 전면 철회했다.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노조에 대한 공격으로 대립 양상이 증폭돼 결국 연금개혁에 실패한 것이다.
반면 영국은 2000년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연금개혁을 이뤄냈다.
영국 정부는 2002년 총리실, 재무부, 노동연금부에서 각각 추천한 3명으로 연금위원회를 설치했다.
상이한 배경의 위원들로 구성됐으나 위원들은 권고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탈정치적인 모습을 보였다. 위원회는 '상태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없도록' 객관적인 사실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후 정부의 노동연금부는 2005년 6~11월 영국 8개 지역에서 일반 대중,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전 국민 연금토론'을 개최했는데, 여기에는 위원회가 만든 여러 대안의 이점과 부담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제공됐다.
정부는 2006년에는 숙의적 협의와 여론조사를 겸한 '전 국민 연금의 날'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6개 지역에서 시민 2천명이 참여했다.
연금제도가 복잡해 처음에는 국민들의 이해도가 낮았지만, 숙의가 거듭될수록 대중은 연금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했고, 노후 대비를 위한 비용과 책임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판단을 변경했다.
보고서는 "영국의 사례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합의적 연금개혁의 성과를 잘 보여준다"며 "한국이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했던 국가들의 연금개혁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처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개혁 추진은 지양해야 하며 영국 정부가 만든 위원회가 객관적인 사실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연금 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대화의 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공적인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며 "국회가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개진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연금개혁의 결과가 법률의 형태로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해 국회에 연금개혁 공론화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bkki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
- 타이슨, '핵주먹' 대신 '핵따귀'…폴과 대결 앞두고 선제공격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YG 양현석, '고가시계 불법 반입' 부인 "국내에서 받아" | 연합뉴스
- 아파트 분리수거장서 초등학생 폭행한 고교생 3명 검거 | 연합뉴스
- [사람들] 흑백 열풍…"수백만원짜리 코스라니? 셰프들은 냉정해야" | 연합뉴스
- 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걸린 7800t 美 핵잠수함 | 연합뉴스
- 전 연인과의 성관계 촬영물 지인에게 보낸 60대 법정구속 | 연합뉴스
- '해리스 지지' 美배우 롱고리아 "미국 무서운곳 될것…떠나겠다"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성관계 합의' 앱 법적 효력 있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