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의 세상보기]"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가위' 되시라"

2024. 9. 15. 08: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한가위 연휴도 힘겹기만 하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향 방문을 접지는 않았으나 사회적으로는 의료 대란, 늦더위, 고물가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병진 대구경북취재본부장 / 헤럴드경제]

올해 한가위 연휴도 힘겹기만 하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향 방문을 접지는 않았으나 사회적으로는 의료 대란, 늦더위, 고물가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 시작점인 14일 오후 대구 관문시장은 대목을 맞아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다.

대구 3대 시장으로 불리는 이 곳에서는 각계각층 다수의 사람들이 운집, 추석을 준비하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와 상인들의 흥정이 조금의 위안을 준다.

먼저 추석 차례상을 차려 내야 하는 60대 한 주부의 넋두리가 힘겹게 들린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 덥석 손이 가지 않는다"며 "5만원 가지고는 제수용 과일 몇개만 살 수 밖에 없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 양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난처하기는 파는 상인도 마찬가지다. 한 상인은 "올해는 연일 지속되는 폭염 등으로 인해 과일 값이 많이 치솟았다"며 "과일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하소연 했다.

그 나마 이날 한여름(족히 30도를 훌쩍 뛰어 넘은 듯) 같은 더위가 계속돼 어려움이 더했지만 시장 내로 울려 퍼지는 추석 송편의 고소한 향, 상인들의 호객행위 등이 추석 명절임을 느끼게 해 준다.

올해는 고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50대 한 남성은 "조용히 집에서 보내기 위해(먹을 것을 장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코로나19 이후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긴것 같다. 서민들의 생활이 평안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인근 도시 고령에서 대구 아들 집을 찾았다가 손주, 며느리 등과 함께 시장 장보기에 나섰다는 70대 노 신사는 "손주들을 보니 좋다. 시절이 수상해도 그래도 추석은 추석이 아니냐"며 "지금도 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올 여름을 지나온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가위'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무더위의 여파인가. 시장 한 주변의 채소를 파는 한 난전에는 상인과 70대로 보이는 한 소비자 여성의 목소리가 심상찮다.

이유인즉, 5만원권 돈을 물건값으로 지불하고 거스름 돈을 달라고 하는데 정작 상인은 돈을 받지 않았다며 서로가 목소리를 높이며 옥신각신.

14일 오후 추석연휴 대목을 맞은 대구 관문시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김병진 기자]

시장 한 곳에는 자칭 사회 운동가라고 자산을 소개한 50대 한 남성은 "요즘 지역의 신문, 뉴스를 보면 고구마를 한 열개 먹은 듯 답답하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신문, 뉴스를 보면 열불이 난다"며 "정부는 아무 문제 없다고만 하고 일반인들은 심각하게 보고 있는 의료 대란 문제, 지금은 아프면 안된다. 아프면 119구급차 이용을 자제하라는 뉴스가 나오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짜증스럽다"며 "서민들은 먹고 사는 것이 당장 큰 문제인데 박정희 동상 건립,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 등 다 부질없다"고 일갈 했다.

많은 사람들 바람 처럼 올해는 물가가 안정을 되찾고 평온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날 관문시장에서 만난 70대 노 신사 말처럼 그 어느해 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지나온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한가위' 되기를 바란다.

kbj7653@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