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고민 깊었다"…성장통→데뷔 20년만에 연극 도전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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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현우가 데뷔 20년 만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를 통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연기를 펼치고 있다.
위암에 대학 교수 벨라와 학생 크리스토퍼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유대를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에서, 이현우는 배우 문소리 서재희와 함께 호흡을 맞춰 미스터리한 학생 크리스토퍼로 분했다.
연기와 배우 그리고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과 탐구가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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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이현우가 데뷔 20년 만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를 통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연기를 펼치고 있다.위암에 대학 교수 벨라와 학생 크리스토퍼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유대를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에서, 이현우는 배우 문소리 서재희와 함께 호흡을 맞춰 미스터리한 학생 크리스토퍼로 분했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연평해전' '영웅' 등에서 활약했던 이현우는, 배우로서 성장통을 겪었다. 연기와 배우 그리고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과 탐구가 길었다. 그리고 만난 새로운 도전은 그에게 오랜 갈증을 해소하는 한편, 또 다른 고민과 갈망을 시작하게 했다. 무대에서의 배움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현우를 만났다.
-첫 연극이다. 어떻게 '사운드 인사이드'를 하게 됐나.
▶연극을 하고 싶었다. 정확히 어느 순간부터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연기적인 고민과 갈증이 생기면서부터, (매체 연기와)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예전부터 연기에 관한 공부가 좀 아쉽다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 연장선인 것 같다. 회사에서 연극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적이 있는데 그땐 당시 내 고민의 해결점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최근에 다시 마음속 불씨가 더 커졌고 연극을 해보고 싶었다. 예전에는 작품의 성과 등 다른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러다가 작은 규모이지만 해보고 싶은 영화도 찍고 연극에도 도전하는 등 제가 하고 싶은 것, 찾아가고 싶은 길에 대한 생각이 더 커졌다.
-작품의 메시지, 캐릭터의 매력에서 느끼는 끌림도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너무 어려웠다. 대사도 정말 많고 '컷'의 연기를 하다가 이렇게 긴 시간 쏟아내는 연기는 처음이니까 두려움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와닿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읽었나, 어떠냐, 이야기하면 다들 각양각색이다. 세네번을 더 읽었다. 몇번이고 읽으면서 작품에 끌렸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고민이 해소됐나. 무대 위에서 희열도 느꼈는지.
▶무대 위에서 벨라와 함께 그 순간에 집중하는 순간의 희열을 느꼈다. 해소가 되는 과정이 참 머리 아팠다. 중반부에 모두 모여서 연습하고 토론하면서 찾게 되는 부분도 있고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너무 어려울 때도 있더라. 무슨 자신감으로 한다고 했을까 그런 생각이었다. (웃음) 고민이 많을 때는 같이 캐스팅 된 (이)석준, (강)승호와 함께 끊임없이 연기를 했다. 다 다른 연기 스타일인데 이번에 같이 스터디를 한 느낌이었다.
-크리스토퍼는 보이는 것보다 본질에 집중하고 '아날로그' 적이며 자기 신념이 확고한 친구다. 크리스토퍼에 공감한 부분이 있나.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나한테도 그런 구석이 있을 것 같다. 크게 공감한다기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인물 안에 들어가는 과정이 길었다. 글에는 나와 있지 않을 크리스토퍼의 전사는 무엇일까 대입하면서 인물에 동화됐다. 그렇게 만든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어떨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신나다가 울적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를) 우울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영향을 받기는 했다.
-문소리, 서재희와 함께 연기한다. 어떤 조언을 주고받았나.
▶공연에 올라가기 5분 전 스탠바이하고 있을 때 '잘 따라가겠습니다' 하면 선배님이 '아냐, 내가 잘 따라갈게' 하신다. 특별한 조언보다 일단 계속 들여다보면서 연기하면서 더 깊이 들어가려고 했다.
-지구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많은 양의 대사 긴 시간 집중해야 하는 지구력 정신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연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런데 크리스토퍼보다는 벨라의 비중과 대사가 압도적이어서, 그런 과정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웃음) 계속 연습하다 보니 머릿속에 들어가고 몸에 익더라.
-관객,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회사 관계자분들은 다들 잘했다고 해주신다. (웃음)보는 분들의 반응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그래도 궁금해서 매일 후기를 찾아봤다. 앞으로도 연극을 또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내가 할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이었다면 지금은 자신감이 조금 생긴 것 같다. 갈증이 풀린 점도 있지만 그만큼 앞으로 새로운 갈증이 생기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번 연극은 제게 손에 꼽을 만큼 소중한 작업이었다.
-배운 점이 있다면.
▶꽤 긴 시간 작품과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다른 사람들과 심도 있게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앞서 작품을 할 때는 혼자 분석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 점에 비하면 내 스스로 부족했구나 그런 점을 뼈저리게 느낀 것 같다. 새로운 방향성, 갈망이 많이 열렸다. 자연스러운 발성, 에너지, 몸의 쓰임 등 여러가지 요소들도 새롭게 생각해 본 계기였다.
-앞으로 활동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물론 이 도전이 모두를 충족하지 못하고 아쉬움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해냈다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많았던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 다른 캐릭터를 맡았을 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부딪칠 수 있다는 생각이 열린 게 너무 좋다.
-이제 데뷔 20년이 됐는데.
▶별생각은 없다. 그런 것에 대해 생각을 안 가지려고 한다. 5년 전 군대를 다녀오면서 새출발이라는 생각도 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그런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러니까 이 일이 재미있게 느껴지더라. 연기를 하면서 의미를 몰랐던 순간도 있었고 매너리즘 아닌 매너리즘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숙명처럼 이걸(연기를) 하기 위해서 방향성을 잡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 군대에서 (고민이) 완전히 싹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그 후에 조금씩 변하면서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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