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개버지'? 영원한 '까불이 광대'로 남고파"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김민지 기자 윤효정 기자 2024. 9.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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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 되면, 부산이 웃음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아시아 대표 코미디 축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이 부산 전역을 유쾌하게 물들이는 것.

'부코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코미디언과 관계자들이 구슬땀을 쏟았지만, 특히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애정과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코미디언들을 넉넉하게 품는 '개버지'(개그 아버지)이자, 영원한 '까불이 광대'인 김준호를【코미디언을 만나다】의 마흔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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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윤효정 기자 = 매년 여름이 되면, 부산이 웃음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아시아 대표 코미디 축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이 부산 전역을 유쾌하게 물들이는 것. 2024년에도 어김없이 '부코페'가 열렸고, 시민들의 호응 속에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로 열두번째 해를 맞이한 '부코페'는 이제 대표적인 코미디계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부코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코미디언과 관계자들이 구슬땀을 쏟았지만, 특히 집행위원장 김준호의 애정과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김준호는 '부코페'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첫 회부터 지금까지 집행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이끌어왔다. 그야말로 '부코페'의 산증인. 소소하게 시작했던 개그계 축제가 아시아 최초, 최대의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로 성장한 데에는 김준호의 공이 크다. 올해에도 김준호는 '부코페'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다.

김준호는 '본업'에도 열심이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과 '미운 우리 새끼', 채널S '니돈내산 독박투어3' 등에 출연하며 예능인으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지칠 법도 하지만, 연인 김지민과 온전히 보내는 하루와 취미인 골프로 스트레스를 날린다고. 그 누구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김준호다.

물론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본인은 대중에게 유쾌한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지만, 직책과 나이로 인해 생기는 진지함과 무게감이 있기에 한때는 그 간극이 고민이었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본인에게 원하는 건 '재밌는 김준호'라는 사실을 깨닫고, '까불이 광대'로 남는 걸 택했다. 김준호는 앞으로도 '광대 쏘울'을 유지하며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안정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코미디언들을 넉넉하게 품는 '개버지'(개그 아버지)이자, 영원한 '까불이 광대'인 김준호를코미디언을 만나다】의 마흔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최근 '부코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벌써 12회를 맞은 '부코페'는 코미디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부코페'는 코미디언들의 명절, 축제 같은 느낌이다. 매해 명절 같이 돌아오는 행사를 준비하는 게 일상이 됐다. 올해 특별한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 '코톡코톡쇼'를 진행했다는 거다. 정통 코미디뿐만 아니라 숏폼, 유튜브, 영화까지 ('부코페'에서 다루는) 코미디 콘텐츠 카테고리를 넓히고 싶었는데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 처음 '부코페'를 할 때는 부산에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다행히 좋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개막식이 정말 화려하더라. 코미디 스타들이 블루카펫을 밟았고, 뉴진스님의 신나는 디제잉도 무대도 돋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봐온 장동민, 유세윤, 뉴진스님(윤성호)이 스타가 돼 '부코페' 무대를 빛내주는 게 신기했다. 특히 요즘 뉴진스님이 '부캐'로 흥했는데 그런 부분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번에 개막식 무대를 보면서 떠오른 개그 소재도 있어서 성호에게 말하기도 했다.

-올해 '부코페'는 다채로운 코미디 공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 공연을 올리는 기준도 궁금하다.

▶9회부터는 인지도가 높은 코미디언보다 공연자 위주로 초대하려 하고 있다. '빵송국'도 8~9회부터 치고 올라와 지금은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 친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기준도 있다. 부산시와 '부코페' 조직위원회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리서치하고, 티켓파워와 인지도 등을 공정하게 고려해 공연자들을 정한다. 그러다 보니 초창기 '부코페'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코미디언들이 무대에 못 올라 서운해하기도 한다. 그럴 땐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더 많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특히 매년 '부코페'에서는 코미디 신구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하는 게 인상적이다.

▶내가 항상 인터뷰 때 '세대 간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부코페'가 코미디를 하는 사람들이 뭉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어린 후배들에겐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성 있는 선배들과 같은 무대에 섰다는 게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번에 폐막식이 끝나고 해단식을 할 때 김학래 코미디언협회장님도 참석해 주셨는데, "이제 협회 차원에서도 '부코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씀해주셔서 든든했다.

-'부코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매해 진행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 부담도 될 듯한데.

▶'부코페'에 재능기부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해단식을 하고 대희 형과 바다를 보면서 있는데 '나는 코미디언이다'라는 느낌이 드는 거다.(웃음) 이거 하나로 1년을 잘 보내는 것 같다. 아마 대희 형과 내가 코미디언 중 '허리 라인'이라, 이런 '코미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싶은 듯하다. 나랑 형은 배삼룡, 구봉서 선생님도 만나보고 요즘 유튜브로 흥하는 친구들과도 만나니까 그런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중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존재한다. 그래서 '부코페'에 애정을 쏟는 것도 있다.

-향후 '부코페'에서 새롭게 시도해 보려는 것들도 있을까.

▶'부코페'는 열흘 동안 30개 팀이 공연하는데,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은 한 달에 800여 개의 팀이 무대에 선다. 예산도 많고 규모도 크지만 길거리 공연이 활발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참고하려고 한다. 또 부산과 대구에 코미디학과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커리큘럼이 있어야 하니까 교수님들과 이론을 정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부분도 고려 중이다. 생각보다 판이 커지는 느낌이다.(미소)

코미디언 김준호 ⓒ News1 김진환 기자

-예전에는 코미디 무대라고 하면 방송사 공개 코미디와 대학로 소극장으로 양분화됐는데,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독자적 브랜드를 키워가는 이들도 많다. 이 중 자극이 되는 후배들도 있나.

▶유튜브를 통해 성공한 친구들이 많은데, 그중 곽범과 이창호가 제일 '엘리트 코스'로 가는 것 같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시작해 팬층을 형성하고 방송을 한 뒤 유튜브에 진출했으니까. 두 사람 개그 베이스가 '만담'인데 명성을 얻기 전부터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며 쌓은 내공이 요즘 만개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보여줄 게 무궁무진하게 많지 않을까 기대된다.

-코미디언들 사이에선 '개버지'(개그계 아버지)로 불리고, 여러 직책을 맡으면서 김준호라는 사람의 이미지 자체가 무거워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업과 최근 이미지 사이 간극을 느낄 때도 있나.

▶점점 진지해질 수밖에 없는 나이다. 철이 들면 재미없고 철이 안 들어도 문제다.(미소) 나는 대중에게 영원히 '까불이'로 남았으면 하는데, '집행위원장' 같은 직함이 달리니까 쉽지 않더라. 나조차도 이중인격인가 싶을 때가 있다. '부코페' 행사 관련해 업무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김준호입니다'라고 진지하게 말하다가, 서울에만 오면 까부니까 헷갈리지 않겠나.(웃음) 몇년 흘러 깨달은 게 사람들은 나를 코미디언으로 보고 싶어 한다는 거다. '나는 광대인데 왜 진지해졌지' 싶었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영원히 '까불이 광대'로 기억에 남고 싶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준호 편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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