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바이오에탄올 생산 유리…안보 차원으로 접근해야"

워싱턴DC(미국)=박찬규 기자 2024. 9.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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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 징검다리 바이오에탄올]⑥ 라이언 르그랑 미국곡물협회 CEO, 캐리 시퍼러스 부사장 간담회
라이언 르그랑(Ryan LeGrand) 미국곡물협회 CEO가 한국은 바이오에탄올 직접 생산이 유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찬규
한국이 바이오에탄올 주원료인 옥수수를 수입해 직접 가공하면 에너지와 식량 안보를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옥수수와 에탄올, 주정박(DDGS) 등 연관 제품을 개별적으로 수입하기 때문에 차라리 국내에 가공 공장을 세우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출장기자단은 미국 워싱턴 D.C 미국곡물협회 본사에서 라이언 르그랑(Ryan LeGrand) 미국곡물협회 CEO 및 캐리 시퍼러스(Cary Sifferath) 부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옥수수는 오랜 시간 식량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녔고, 현재는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식량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게 맞느냐"는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르그랑 CEO는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때 연료뿐만 아니라 식품 안보도 고려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분은 충분히 많은 상태지만 단백질은 부족하다"며 "에탄올을 만들면 (부산물로) DDGS(주정박)가 생기는데, DDGS는 동물 사료로 활용할 수 있어 식량 공급에 기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옥수수 자체로도 식량이 되지만 에탄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DDGS로 동물 사료를 만들 수 있다. 옥수수기름으로 바이오디젤 원료를 만들 수 있고 에탄올을 통해 휘발유 대체효과도 누릴 수 있게 돼 식량과 에너지 모두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먼저 그는 한국에서 바이오에탄올을 활용하려면 초기 단계에선 에탄올을 수입해서 휘발유와 혼합해 사용하는 게 낫다고 봤다. 공장 시설을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옥수수를 수입, 직접 에탄올을 생산하는 게 낫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캐리 시퍼러스(Cary Sifferath) 부사장 /사진=박찬규 기자
캐리 시퍼러스 부사장은 "한국은 미국에서 DDGS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데 에탄올을 생산하게 되면 수입 대체효과로 이익이 된다"며 "다른 국가면 에탄올을 생산 시 발생하는 부산물 처리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은 이미 DDGS를 많이 수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혜택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는 "미국에서 한국 울산항으로 들어온 에탄올 중 50%는 국내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50%는 베트남과 필리핀, 일본, 싱가포르 등 인근 지역으로 환적 수출된다"며 "한국 시장이 에탄올을 공급하는 데 있어 적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연료 첨가제로 메탄올 기반의 'MTBE'를 많이 사용하지만 일본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에탄올 기반의 'ETBE'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수질오염 등의 문제로 MTBE 사용을 금지했다.

르그랑 CEO는 "일본은 MTBE 시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 ETBE에 관심을 뒀다"며 "하지만 현재는 90%를 미국에서 수입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가공품인 ETBE를 사용하기 보다 현실적으로 일본도 에탄올 자체를 수입해서 연료에 혼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에탄올만이 탈탄소 해법 아냐…모든 방법 동원돼야 가능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옥수수농장은 정밀농업의 대표 사례다. 축구장 1800여개 면적을 직원 몇 명이 관리한다. /사진=박찬규 기자
라이언 르그랑 CEO는 먼저 미국이 1980년대 옥수수 농업 위기를 넘긴 것은 바이오에탄올 덕분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에탄올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서 선순환효과가 생겼고, 한국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에탄올의 출현으로 농업이 활성화되고 투자가 늘면서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졌는데 1980년대 대비 에탄올 생산은 수천%, 옥수수 생산량은 2배가 증가했다"며 "농업에 있어 새로운 시장이 생기게 되면 이익을 창출하게 되고 이는 투자로 이어지고 투자는 혁신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다양한 영역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전기나 수소에너지는 물론 바이오연료를 통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 특히 에너지 전환이 어려운 항공 등 운송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제작에 바이오연료의 가능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는 "전기차는 충분한 대수가 확보돼서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20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며 "때문에 운송이나 항공분야에서 탈탄소화를 진행함에 있어 '에탄올 vs 다른 에너지원'이라는 경쟁구도가 아니라 모두가 같이 발전해서 가야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 자동차 연료로써 에탄올 사용하는 것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국 정부측과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하면 어떠한 혜택과 이득이 있는지 대화를 시도했고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워싱턴DC(미국)=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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