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가고, AI 오다]①"실체없는 교과서…아이는 교사가 필요해"

장성희 기자 2024. 9.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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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우리 공교육 역시 변곡점을 맞았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이 AI 교과서 연수에 참여한 교사 17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사 중 94%가 'AI 교과서 전면 도입 반대'로 응답했다.

아이를 교육하는 교사의 충원은 등한시하고 학습을 돕는 도구인 AI 교과서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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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과서 연수 참여 교사 94%, '전면 도입 반대'
"교육정책 변화 많은데"…교육청, 교부금 감당 걱정

[편집자주]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우리 공교육 역시 변곡점을 맞았다. 인공지능(AI)은 기존 교육 방식을 혁신하고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등장했다. 내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학교 현장의 기대와 우려, 발전 방향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AI 디지털교과서에 실체가 없는 느낌이다"

인공지능(AI) 교과서에 대한 교원 역량 강화 연수에 참여했던 한 선생님은 이같이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AI 교과서가 교육 현장에 보급되지만 아직 AI 교과서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교육 당사자인 교사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AI 교과서를 도입한다. AI로 개별 학생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겠다는 게 취지다. 교육부는 5월부터 교육청과 AI 교과서 연수에 나섰다. 하지만 교사들의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이 AI 교과서 연수에 참여한 교사 17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사 중 94%가 'AI 교과서 전면 도입 반대'로 응답했다.

교사들은 연수가 기존 태블릿PC를 이용한 교육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효과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수에 참여한 A 씨는 "재미 위주의 AI 도구 사용법 소개 정도로 연수가 이뤄졌다"며 "디지털교과서가 PDF 수준에 몇몇 동영상을 연결한 수준이라면,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교육하는 교사의 충원은 등한시하고 학습을 돕는 도구인 AI 교과서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교사 B 씨는 "교사에게 보조교사, 조교 등 인력이 1명씩만 있어도 학습뿐 아니라 정서적 지원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로봇이 아닌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도입 초부터 제기됐던 수업 집중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불식되지 않았다.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고등교사 조 모 씨는 "컴퓨터실에서 수업해도 아이들이 어떻게든 다른 사이트에 들어가곤 하지 않느냐"며 "이미 아이들의 전자기기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데 학생들의 집중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교사를 지원하는 교육청은 AI 교과서에 감당해야 할 금액 부분을 지적했다. 현재 예상하는 AI 디지털교과서의 한 권 가격은 기존 종이 교과서의 약 10배인 5만~10만 원이다. 운영에 필요한 클라우드 기반 마련, 유지보수 비용 등을 포함하면 액수는 불어난다. 교육청 교부금으로 감당하기에 벅차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은 정작 필요한 부분에 예산지원이 부족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B 교사는 "학교의 다른 교육 활동에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삭감하는데, AI 교과서 같은 특정 부분만 과도하게 투입하는 것 같다"며 토로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AI 교과서와 관련해 적정 금액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늘봄학교 등) 교육 정책 변화가 많은데 얼마나 많은 금액이 부과될지 몰라 염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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