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NJP 커미션 '숨결 노래'
동시대 예술의 의제 다루는 중견 작가 예술세계 보여줘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오는 12월15일까지 앤 덕희 조던, 에글레 부드비티테, 우메다 테츠야, 최찬숙 네 명의 작가와 함께 기획전 NJP 커미션 '숨결 노래'를 개최한다.
15일 백남준아트센터에 따르면 백남준아트센터가 처음 선보이는 형식의 전시로,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의제를 다루는 중견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미술관의 수행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NJP 커미션'은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미술관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 성찰한다. 이를 위해 외부 큐레이터 2명을 포함한 네 명의 큐레이터가 함께 전시를 사유하는 공동 큐레이팅을 진행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맥박을 짚는 네 명의 작가에게 작품을 요청했다.
전시에 참여하는 네 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표현 형식, 태도를 바탕으로 작가 본연의 예술적 언어로 동시대를 해석하고 표현한다.
전시 제목 '숨결 노래'는 네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톤과 목소리로 만들어 낸 노래를 상상하고 그 어우러짐의 소리가 하모니를 이루지 못할지라도, 각자의 소리로 충분히 어우러지고 함께 함을 말한다.
인공지능(AI)에 반대되는 '인공 어리석음(artificial stupidity)'을 주제로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앤 덕희 조던은 백남준에게 영감을 받은 커미션 작품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환영한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LED 조명과 피아노 퍼포먼스 사운드가 삽입된 제작 피아노, 구형 컴퓨터, 실리콘 손, 그리고 바닥에 물이 담긴 큰 수조로 구성된다. 관객이 다가오면 진자 움직임과 연주를 시작하는 이 작품은 정교한 센서 설계로 모든 구조가 작동되지만, 관객의 참여로 수면에 비친 기계의 정지된 이미지가 깨지며 기계의 언어를 해체하려는 은유를 담고 있다.
퍼포먼스와 시각예술을 섬세하게 결합한 작업을 선보이는 에글레 부드비티테는 인간 신체의 원초적인 몸짓과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인 공간과 통념의 견고함을 전복한다.
한국 퍼포머들과 함께 선보이는 퍼포먼스 워크숍 '실려서 가고, 뒤에서 끌려가는'은 '끌기(dragging)' 행위에 내포된 권력의 폭력, 배려와 보살핌과 같은 다층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또 ▲생명과 순환을 상징하는 흙과 퇴비, 땅을 표현하는 트램펄린 위에서 펼치는 퍼포먼스 '송 싱 소일' ▲자연·인간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공생의 존재임을 노래하는 영상 작품 '퇴비의 노래: 변이하는 몸체, 폭발하는 별' 등을 선보인다.
장소 특정적 사운드 설치와 퍼포먼스로 작업하는 우메다 테츠야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숨겨진 공간을 탐험하는 미술관 투어 퍼포먼스 '물에 관한 산책'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시장이 아닌 미술관의 숨겨진 공간에 작품을 배치, 관객이 그의 작품을 발견함과 동시에 백남준아트센터의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한다.
오랜 시간 관객과 만나온 백남준아트센터의 대표 소장품 'tv 정원' 'tv 물고기', 백남준의 뉴욕 작업실 아카이브 '메모라빌리아'는 작가의 연출에 따라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아울러 처음 공개되는 백남준아트센터의 백스테이지는 미술관의 건축적 매력과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최찬숙은 학제적 결합을 통해 동시대 사회적 문제를 예술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물리적 이동과 정신적 이주에 대한 서사를 탐구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다채널 영상 설치 작품 '더 텀블'과 '더 텀블 올 댓 폴'은 모두 3부작으로 구성된 연작 중 1부와 2부다.
'더 텀블'은 바람이 불 때 스스로 절단면을 만들어 뿌리에서 떨어져 나가고, 바람에 굴러다니며 씨앗을 퍼뜨리는 회전초의 삶과 그 나선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더 텀블 올 댓 폴'은 작가가 회전초를 찾기 위해 애리조나 지역을 횡단하며 만난 이라크 참전 용사와 아메리카 원주민 공동체인 아파치 부족의 연대를 다루는 에세이 필름이다. 작가는 이들을 오랜 시간 인터뷰하며, 신성한 땅과의 교감, 영적 장소를 지키기 위한 투쟁과 연대를 깊이 있게 탐구했고 5개의 서사로 작품을 구성·제작했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4명의 작가 작품에는 인간중심주의로 인해 피폐화된 생태와 자연을 돌아보고 주변의 사물들과의 연대를 표현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예술가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이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미술관이 단지 아름다움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동시대에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그것을 예술로 소통하는 현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술과 미술관, 지금 여기의 우리의 삶은 다시금 긴밀한 관계를 맺고 함께 노래 부르며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있다. 다음 달 12일까지 매주 금·토 오후 2시부터 3시40분 20분마다 우메다 테츠야의 퍼포먼스 '물에 관한 산책'을 선보인다. 11월8~16일 매주 금·토 오후 2시에는 에글레 부드비티테·마리아 올샤우트카이테의 퍼포먼스 '송 싱 소일', 11월8~9일 오전 11시에는 에글레 부드비티테의 퍼포먼스 워크숍 '실려서 가고, 뒤에서 끌려가는'이 마련됐다.
또 11월2일 오후 2시 최찬숙·이성민, 12월14일 오후 2시 앤 덕희 조던·조권진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 랜덤액세스홀과 2층 전시장에서 12월15일까지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무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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