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도 모자라 PS 투수 복귀라니…오타니라면 진짜 할 수 있다, 위기의 다저스 '파격 카드' 되나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 대기록에 도전 중인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투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50-50 대기록에 도전도 모자라 큰 경기에서 투수 복귀 가능성까지 떠오르면서 오타니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MLB 네트워크’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등판 가능성과 관련해 “항상 모든 가능성에 대해 약간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오타니의 몸 상태와 모든 상황이 맞아떨어진다면 좋은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단순한 발언으로 보기 어려웠다. 다저스는 올 시즌 내내 투수진이 줄부상에 시달리며 갈수록 고갈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어깨 부상으로 인한 두 달 반 공백을 딛고 복귀했지만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지난달 중순 팔꿈치 건염으로 이탈한 뒤 복귀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14일 예정된 시뮬레이션 게임도 통증 재발로 취소됐다.
팀 내 최다 11승을 거둔 개빈 스톤과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도 각각 어깨 염증과 엄지발가락 염증으로 이탈해 복귀 시점을 알 수 없다. 워커 뷸러와 바비 밀러는 부진 거듭 중이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데려온 잭 플래허티 외에 계산이 서는 선발이 없다. 불펜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시즌이 갈수록 피로가 쌓이면서 포스트시즌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오타니가 당장 긴 이닝은 못 던지겠지만 불펜에라도 들어오면 다저스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5시즌 통산 86경기(481⅔이닝) 38승19패 평균자책점 3.01 탈삼진 608개를 기록한 검증된 투수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맞고 재활에 들어갔고, 1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올해 지명타자로 풀타임 시즌을 뛰면서 팔꿈치 재활도 병행했다. 최근 불펜 피칭 단계까지 온 오타니는 타자를 세워두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만 하면 투수로서 실전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다만 아직 라이브 피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매일 타자로 경기하기 바쁜 오타니라 투수 재활 프로그램에 올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명타자로 경기를 계속 치러야 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등판을 잡기도 애매하다. 더군다나 정규시즌도 아니고 매 순간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 1년 공백을 딛고 복귀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로버츠 감독도 “10월까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재활을 하는 데 있어 좋은 동기 부여가 되길 바라지만 (포스트시즌에 던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코치도 오타니의 투수 복귀에 대해 “그의 일정이 약간 특이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순 없다. 불펜 피칭 투구량 기준으로 한다면 적어도 2주는 더 지나야 실전 복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수 복귀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고 여지를 남긴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오타니가 투구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가 투수 복귀를 하는 데 있어 잠재적인 비용과 이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타격에 집중하면서 재활 과정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 나중에 가능성이 생긴면 그때 가서 다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타니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타격감에 미칠 영향도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다른 선수라면 포스트시즌 투수 복귀 시나리오가 애초에 말이 안 될 일이지만 그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한 50-50 대기록에 홈런 3개, 도루 2개만 남겨둔 오타니라면 뭔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든다. 투수진이 불안한 다저스 팀 사정과 맞물려 가을야구 투수 오타니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한편 오타니는 1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0-50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지난 14일 애틀랜타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만큼 이날은 홈런과 도루 추가가 필요하다.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이날 애틀랜타 선발투수는 좌완 파이어볼러 크리스 세일로 올해 27경기(166⅔이닝) 16승3패 평균자책점 2.38 탈삼진 213개를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NL)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842) 등 4개 부문 1위를 질주하며 사이영상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오타니는 세일 상대로 통산 3차례 대결에서 3타수 1안타(2루타) 1삼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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