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추석 밥상 화두는…군공항·의대·군수 재선거

장아름 2024. 9.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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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민생현안·해묵은 텃밭정치 구도, 변화 올지 '관심'
추석 앞두고 북적이는 광주송정역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광주송정역에서 귀성객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9.13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민심 풍향계'인 명절 밥상에서 어떤 이슈를 주고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국 공통 현안인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더불어 광주 군 공항 이전, 전남 의대 설립, 곡성·영광군수 재선거 등도 지역에서는 화두가 될 전망이다.

광주는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로 지방자치단체 간 의견 대립이 고조돼 지역사회 시민들 사이에서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팽팽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방부 적극 협의 주문' 발언과 강기정 광주시장의 더불어민주당 당론 채택 요구 등이 잇따르면서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광주공항 훈련기와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시는 민간·군 공항 이전 논의 시한을 연말로 못 박고 전남도에 적극적인 무안군 설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남도는 기피 시설인 군 공항을 이전하려면 광주시가 먼저 선물 보따리를 가져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군 공항 이전을 옹호하는 시민들은 대도시에 군사 공항이 주둔하면 건축물 고도 제한 등 도심 발전을 저해하지만, 인구가 적고 배후 부지가 넓은 무안으로 공항이 통합 이전하면 국제공항이 활성화되고 인구수도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정치인들이 각자의 표 계산을 떠나 지방소멸 시대에 서남권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 공항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항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지역민 편의를 위한 광주공항 기능 유지 또는 민간공항 우선 이전, 더 나은 지원대책 제시 등 저마다의 의견을 밥상 앞에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국립의대 설립방식 어떻게?…도민 공청회 [전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에서는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신설이 단연 가장 큰 화제가 될 전망이다.

전남은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어 의료 공백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국립 의대 신설이 30년 넘게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올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에 할지 의견을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전남 서부권 국립대인 목포대와 동부권 국립대인 순천대가 치열한 경쟁을 보이면서 지역 간 갈등 양상도 나타났다.

전남 서부권은 섬이 많고 고령화로 응급·중증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동부권은 인구 대비 대형병원이 부족하고 국가산단 외상 환자 수요가 크다는 이유로 의대와 대학병원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용역기관이 제시한 의대 1곳과 대학병원 2곳 신설안과 목포대·순천대 공동의대 설립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대학 구성원 반발·의대 소재지 결정 문제·지역별 특성 등을 두고 지역민 찬반이 팽팽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광군수 재선거 출마하는 후보자들 (영광=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1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읍에서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왼쪽)와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오른쪽)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9.13 in@yna.co.kr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0·16 곡성·영광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텃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은 물론 중앙 정치권 관심도 높다.

민주당이 전남을 수성할지, 22대 총선에서 호남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이 새바람을 일으켜 2026년 지방선거 교두보를 마련할지 추석 지역정치 최대이슈로 이목이 쏠린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지도부는 이달 초부터 해당 지역에 월세방을 구하고 총공세를 시작했으며, 민주당도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을 구원투수로 투입하고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을 가세하며 맞서고 있다.

지역민들은 민주당과 예비후보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며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춘 점, 조국혁신당이 지난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호남 득표율 1위를 기록한 점 등을 토대로 승리 후보에 대한 저마다의 예측을 내놓고 있다.

호남에서 벌써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경쟁하면 진보 진영의 분화가 우려된다는 '진보 분열론'에서 촉발된 양 당의 신경전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도 있다.

각 후보의 지역 내 활동 이력과 당 지도부의 선거운동 참여 정도를 놓고도 추석 연휴 내내 설왕설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5일 "지역민의 미래와 직결될 현안이 어떻게 풀리는지와 곡성·군수 재선거 결과가 2026년 지방선거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며 "이번 추석은 정치인들이 어느 때보다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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