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하는 재보궐 신경전…민주 "조국당, 원칙과 품격 지켜라"

윤선영 2024. 9. 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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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양당은 서로가 '협력적 경쟁 관계'라고 강조했지만 후보를 확정하고 견제가 본격화하면서 지난 총선과 달리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황명선 민주당 10.16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원칙을 잃은 정치는 결국 힘을 잃게 된다"면서 "혁신당의 원칙과 품격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 단장은 "김경지 민주당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가 두 번 도전했다 당선되지 못했다는 말은 누가 봐도 두 번 출마해 두 번 낙선했다는 뜻으로 들린다"며 "김 후보는 본선에 출마한 적이 없는데 이런 게 왜곡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황 단장은 "말장난에 가까운 변명이 부끄럽지 않냐"며 "발언 당사자인 조국 혁신당 대표가 김 후보에게 정정당당하게 사과하길 바란다. 그것이 험지에서 고생해 온 신인 출마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 대표는 김 후보로는 승리가 어렵다며 민주당에 부산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압박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김 후보는 전에도 두 번 도전했다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에도 승리를 가져오기 힘든 후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황 단장은 다음 날인 13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네가티브성 발언으로 재보궐선거를 시작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러나 혁신당은 같은 날 김보협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황 단장의 유감 표명에 유감"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황 단장이 이날 다시 한번 사과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황 단장은 전남 영광에서 장현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한 뒤 혁신당 후보로 확정된 사실도 또 한 번 겨냥했다. 황 단장은 "장 후보는 본인이 원하는 경선 룰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사실을 왜곡해 주장했고 이로 인해 민주당은 징계를 검토했다"며 "혁신당은 사전 접촉설이 파다한데도 전혀 접촉한 바 없다던 장 후보를 형식적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했다. 혁신당의 영광 공천은 당도 후보도 모두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황 단장은 전날에도 "혁신당이 민주당 후보를 이삭줍기한 데 이어 네거티브 공세까지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지 않다"며 장 후보를 조준한 바 있다.

황 단장은 "혁신당은 지역구에 나오지 말라는 뜻이냐고 묻는데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는 혁신당이 지난 총선 당시 국민께 반복해 약속했던 구호"라며 "민주당이 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한 번 써먹었으니 끝인가"라고 쏘아붙였다.

황 단장은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혁신당의 전략이라면 차라리 솔직하고 떳떳하게 바뀐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옳다"며 "그것이 정치의 기본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쇄빙선을 자처하던 초심을 되새겨 쇄빙선의 방향과 대상을 올바르게 하기 바란다. 앞장서서 길을 낸다더니 기수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궐선거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양당의 대립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을 지켜야 하고 혁신당은 향후 경쟁력을 위해 지역 기반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전남 영광·곡성과 부산 금정 3곳에서 맞붙는다.

조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영광군과 곡성군 등에 월세방을 구하며 '숙식 선거운동'에도 나섰다.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호남 살이 2일차'라면서 지역 생활을 담은 글과 각종 사진을 올렸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는 제대로 싸우고 호남 지역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공정 경쟁하고 대선에서는 일치단결해 정권 교체하라는 한결같은 시민들의 당부가 있었다"며 "그 뜻 받들겠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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