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여파→6실점 대패' 김은중 감독 "선수들도 큰 충격...오늘로 잊어버리길"[수원톡톡]
[OSEN=수원종합운동장, 고성환 기자]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선수들이 하루빨리 손준호(32) 사태의 충격을 털어내길 기원했다.
수원FC는 14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 0-6으로 무릎 꿇었다. 4경기 만의 패배다.
이로써 전북은 8승 9무 13패(승점 33)로 10위에 자리했다. 같은 시각 대구에 패한 8위 제주(승점 35)와 격차는 이제 단 2점. 전북은 오는 22일 열리는 9위 대전(승점 34)과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생존 싸움에서 크게 치고 나가게 된다.
반면 수원FC는 안방에서 일격을 맞으며 4경기 만에 패배를 기록했다. 순위는 14승 6무 10패(승점 48)로 3위 유지. 만약 승리했다면 2위 강원(승점 51)을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48점에 머무르면서 한 경기 덜 치른 4위 김천상무(승점 47)에 1점 차로 쫓기게 됐다.
이날 수원FC는 경기 시작부터 지동원이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북의 전방 압박에도 잘 대처했고, 역습도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찬스가 올 때마다 마무리 짓지 못했고, 결국 후반 막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전북 벤치와 비교하면 교체 카드의 차이도 컸다.
경기 후 김은중 감독은 "홈에서 많은 팬분들 앞에서 무기력하게 큰 점수 차로 패해서 죄송하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 이끌어가려 했는데 우리의 실수로 두 번째 골을 내주면서 어려워졌다. 분위기를 잘 추스려서 다음 김천전에서 반등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아무래도 손준호의 계약 해지 등 외부 요인이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경기 전 김은중 감독은 "내가 흔들리면 팀 자체가 흔들린다. 최대한 중심을 잡으려 노력했다. 우리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 준비한 대로만 해준다면 잘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으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김은중 감독은 "경기 전날 그렇게 되다 보니까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모두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려 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됐다.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 있지 않았나 싶다. 힘들겠지만, 오늘 경기로서 잊어버리고 남은 시즌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수원FC는 올 시즌 내내 선수 유출이 많았다. 김은중 감독도 갈수록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이젠 추가 영입의 기회도 없다.
김은중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있는 자원에서 최대한 끌어내고 끌어내면서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도 힘든 와중에 나를 믿고 버텨줬다. 앞으로도 똑같이 해야 할 것 같다"라며 "경기장에서 모든 걸 끌어내고 버티는 게 어디까지 갈진 모르겠다. 하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다. '게임 체인저'도 대안도 없다.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줬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결과만 보면 6골 차 대패지만, 수원FC로서도 초반 기회만 살렸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다. 후반 7분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추가골을 내주기 전까지는 수원FC의 경기력도 인상적이었다.
김은중 감독은 "스코어가 크게 차이 났지만, 우리가 준비한 건 어느 정도 잘 됐다. 기회에서 득점하냐 못 하냐의 차이"라며 "전북이 워낙 좋은 선수들로 꾸려진 팀이다 보니까 거기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어려운 시기에 매 경기 열심히 뛰고 헌신해 주는 모습을 보면 감독으로서 선배로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수원FC에서 전북으로 떠난 이승우가 1골 2도움, 이영재가 1골을 기록하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김은중 감독은 "어쩔 수 없다. 잘하는 선수들은 어디든 팔려가는 게 사실이다. 또 이적해서도 잘해야 좋은 부분이다. 승우도 이적 후 첫 골을 넣은 점 축하한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 김은중 감독은 "이용만 2~3주 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서는 안병준도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잘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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