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응급실에 의사 1명 뿐”…지금 응급의료 현장은 [르포]

주현지 2024. 9. 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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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 연휴 때마다 대형병원 응급실엔 평소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몰립니다.

특히나 이번 연휴엔 의료 공백 사태까지 겹쳐 의료진들이 더 긴장하고 있는데요.

하루 평균 60여 명의 중증 환자가 몰리는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주현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병원 응급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남성이 구급차에 실려 들어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부딪힌 80대 남성입니다.

[간호사 : "여기 어딘지 아시겠어요?"]

의료진 여러 명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환자 상태를 확인합니다.

서울 동북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곳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주간 2명, 야간엔 1명이 전붑니다.

이 공간은 의료 공백 사태 전 전공의들이 근무하던 곳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지금은 자리들이 텅텅 비어있는 상탭니다.

월 150건 수준이던 119 이송 문의는 최근 600건까지 늘었지만, 받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낙상으로 잘 걷지 못하는 이 환자도 간신히 들어왔습니다.

[구급대원/음성변조 : "7번째 만에 (응급실이) 섭외돼서 왔습니다. 지금은 아예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하는 상황이라…."]

외상이 없고 호흡도 정상인 60대 남성.

어눌해진 말투가 보호자 눈에 띄어 응급실에 왔습니다.

[환자 보호자 : "내가 보니까 좀 이상해. 힘이 좀 빠져 보이고..."]

검사 결과는 뇌졸중.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고 검사하지 않았다면 치료 시기를 놓칠 뻔했습니다.

이 응급실에 오는 중증 응급환자는 하루 평균 60명이 넘는데, 의료진들은 긴 연휴가 걱정입니다.

[김수진/고려대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중증 응급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지금 많이 달리는 게 굉장히 힘든 부분인데. 배후 진료과 선생님들도 굉장히 지쳐 있는 상태이고 인력이 모자라서…."]

응급실 의사는 의료 공백 해결에 기약이 없어 절망스럽다면서도, 의료진이 할 수 있는 말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는 그것뿐이라고 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조원준/영상편집:이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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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지 기자 (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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