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6일 전 "음주운전 재발 방지" 약속했는데, 정작 선수가 또 술 마시고 운전대... 경각심은 어디로

양정웅 기자 2024. 9. 1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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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LG 트윈스 이상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불과 한 달 반 전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 구단이 이렇게 나섰음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사례가 나오고 말았다.

LG 트윈스는 14일 투수 이상영(24)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리며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상영은 이날 오전 6시 13분경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에 위치한 한 도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가 앞차량의 뒷범퍼를 충격했다고 한다. 그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같은 차량에는 팀 동료 이믿음(24)이 동승하고 있었다.

이상영은 사고 직후 피해 차주 A씨에게 "사고 처리를 추후 해주겠다"고 말한 뒤 신분을 확인시켜주고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이상영의 음주운전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오전 7시 47분경 경기도 이천의 한 졸음쉼터에서 이상영을 붙잡았다. 음주 측정 결과, 이상영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 구단은 "사실 확인 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향후 상벌위원회의 징계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자세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각별한 주의와 당부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행위로 인해 법을 위반하고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LG는 "구단은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다시 한번 깊게 통감하고 있습니다. 구단은 선수단 교육과 관리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프로야구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상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상영이 음주운전 적발 초범이라는 가정 하에는 1년 실격 처분이 유력하다.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이면 70경기 출전 정지, 면허취소라면 1년 실격 처분을 자동으로 받게 된다. 여기에 접촉사고를 일으켰기에 가중 처벌도 예상할 수 있다.

개성중-부산고를 졸업하고 2019년 LG 트윈스에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입단한 이상영은 좌완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통산 1군 38경기에서는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 중이고, 2021년에는 21경기에서 4.38의 평균자책점을 보여줬다. 올해는 1군 8경기 등판 후 8월 2일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상무 전역 후부터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이렇듯 많은 기대를 모은 유망주가 음주운전에 적발되면서 LG는 골머리를 앓게 됐다. 특히 팀에서 올해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례가 이상영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LG는 지난 7월 30일 1군 보조타격코치로 일하던 최승준(36)이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후 퇴단 조치했다. 그는 퇴단 전날 오전 6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LG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칭스텝으로서 모범적인 자세로 더욱 큰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함에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구단은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깊게 통감한다"며 재발 방지와 선수단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LG 최승준 전 코치.
하지만 구단이 재발 방지와 선수단 관리에 신경쓰겠다는 다짐을 했음에도 46일 만에 다시 팀 내에서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결국 이는 선수들도 성인인만큼 구단에서 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A구단에서 주장을 역임했던 한 선수는 "우리도 프로이고 성인이다 보니 구단에서 이래라저래라하는 건 맞지 않다"며 "베테랑 선수들이 쓴소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사고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게끔 계속 이야기하고, 특히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강조한다"고 전했다. 구단의 개입을 거부한다는 뜻이 아닌, 선수들의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2018년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세상을 떠난 고(故) 윤창호 씨 사건 이후 한국 사회에는 '음주운전은 곧 살인'이라는 인식이 새겨졌다. 야구선수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2년 김기환(전 NC), 지난해 배영빈(전 롯데)과 박유연(전 두산) 등 적발 후 퇴단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선수들의 경각심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

LG 이상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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