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 '권력 서열 1위' 김건희 여사는 풍자 못 한다?

정철운 기자 2024. 9. 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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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고품격 풍자"를 내세우는 쿠팡플레이 'SNL코리아'가 지난달 31일 시즌6을 시작했다.

매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번에도 김건희 여사 풍자 캐릭터는 그림자도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공개된 시즌3, 시즌4, 시즌5 모두 풍자의 수위가 낮아진 것은 물론, 김건희 여사 풍자 캐릭터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시즌3 1화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풍자한 '한동안 기자'가 출연하기도 했으나 끝내 김 여사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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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윤석열 정부 들어 찾기 힘든 김 여사 풍자 캐릭터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SNL코리아 시즌2에 등장했던 김건희 여사 풍자 캐릭터(배우 주현영)의 모습.

“브레이크 없는 고품격 풍자”를 내세우는 쿠팡플레이 'SNL코리아'가 지난달 31일 시즌6을 시작했다. 매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번에도 김건희 여사 풍자 캐릭터는 그림자도 없었다.

시즌6 1화에선 정부에서 만든 국립 아이돌 '뉴진숙'이 등장해 <첫 시추는 계획대로 될거야> 음원을 선보이고 '심여야식당' 코너에서 한동훈 이재명 윤석열 캐릭터가 등장했으나 그뿐이었다. 극 중 두 남녀가 “명품백을 선물했는데 어떻게 사심이 없어. 그게 말이 돼?” “마스터한테 물어볼까?”라고 하자 윤석열 대통령 풍자 캐릭터가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은 주제다”라고 머릿속으로 혼잣말하는 대목이 나오긴 했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으로 권익위부터 검찰까지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것 치고는 '순한 맛'이었다.

대선 기간이었던 시즌2만 하더라도 SNL코리아에는 브레이크가 없어 보였다. 매회 콜드 오프닝에서 김건희 여사와 김혜경 여사가 등장해 '살벌한' 수위의 풍자를 보여줬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공개된 시즌3, 시즌4, 시즌5 모두 풍자의 수위가 낮아진 것은 물론, 김건희 여사 풍자 캐릭터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시즌3 1화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풍자한 '한동안 기자'가 출연하기도 했으나 끝내 김 여사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 캐릭터를 뛰어나게 연기했던 배우 주현영씨는 시즌5부터 SNL코리아에서 하차했다.

2023년 7월 시즌4 1화에서 학원강사로 등장한 배우 김민교씨는 “누가 양평 고속도로래? 원래 이런 거를 외우게 할 게 아닌데 야들이 반대를 많이 해서…”라며 웃음을 줬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태를 풍자한 대목이었는데 여기서도 김 여사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래도 볼만한 장면은 여럿 있었다. 日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여준 '노량진 수산시장 수조물 먹방'을 풍자한 장면도 당시 눈길을 끌었다.

▲SNL코리아 시즌5의 한 장면.

2024년 3월 시즌5 1화에선 '입틀막' 풍자가 등장했다. 배우 권혁수씨가 “놔! 놔! 놔! 애드리브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 당시 대통령의 카이스트 졸업식 연설 중 한 졸업생이 R&D 예산 삭감을 비판하다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혀 쫓겨난 상황을 풍자한 장면이었다. 공교롭게도 국세청은 한 달 뒤인 4월, 쿠팡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했다며 쿠팡에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같은 상황이 최근 시즌6에서의 '순한 맛' 풍자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0월 'SNL코리아'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냐”는 주기자(배우 주현영) 질의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최근 김 여사를 두고 '권력 서열 1위'라는 야당의 주장과 언론보도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각종 신문 사설과 뉴스 클로징멘트에 김 여사가 단골이다. “브레이크 없는 고품격 풍자” 간판을 유지하고 싶다면 현재 대통령 지지율에 맞게 풍자의 수위도 올려야 하지 않을까. 뉴스의 중심에 있는 김 여사를 향한 풍자에도 거침이 없어야 할 것이다. SNL코리아의 풍자 수위는 어느덧 한국사회 표현의 자유 가늠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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