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7년→KT 1년…‘외인 최초 은퇴식’ 니퍼트, 이제야 밝힌 속내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었다” [일문일답]
[OSEN=잠실, 이후광 기자] "현역 시절 두산을 떠날 마음은 없었다."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43)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은퇴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은퇴 후 6년 만에 은퇴식을 치르는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당초 2020시즌 개막전에서 니퍼트 은퇴식을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무산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은퇴식을 검토하다가 은퇴 후 6년이 지난 이날 니퍼트와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니퍼트는 이날 외국인선수 최초이자 역대 5번째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를 통해 1군 등록됐다. KBO는 지난 2021시즌 은퇴식을 치르는 은퇴선수의 초과 엔트리 등록을 허용하는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를 도입했다. 기존 1군 선수를 말소하지 않고도 은퇴선수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타석이나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제도다.
니퍼트는 2011시즌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해 2018시즌까지 8년 동안 214경기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선수인 동시에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로 남아있다.
니퍼트는 2016시즌 28경기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2022년 외국인투수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됐다. 기록 이외에도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 에식’ 및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들이 더해져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니퍼트는 2018시즌 KT로 이적해 29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4.25를 남기고 은퇴를 선언했다.
다음은 니퍼트와의 일문일답이다.
-은퇴식으로 잠실에 온 기분이 남다를 거 같다
기분 좋다. 시구는 몇 번했는데 그건 큰 감흥은 없었다. 어떻게 경기가 흘러갈지 모르지만 경기에서 던질 수 있길 바란다.
-KBO리그에서 최초로 열리는 외국인선수의 은퇴식이다
그 사실은 몰랐다. 용병이라고 구분 지어서 생각하진 않는다. 좋은 팀 동료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또 좋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 기록이 나올 수 있었고, 8년 동안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외국인선수, 한국인선수가 아닌 그냥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다.
-이날 등판하면 한 타자를 무조건 상대해야 한다
특별한 건 없다. 최강야구 출연하면서 경기를 계속 하고 있고, 루틴도 선수 때와 똑같이 가져가고 있다. 불펜피칭, 몸 관리 모두 그렇다. 원래 하던 대로 준비했다.
-현역 때와 비교했을 때 현재 몸 상태는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나도 43살이고 신체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때보다 힘은 떨어졌지만 더 스마트하게 던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두산 동료들은 어땠나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포스트시즌 문턱에 와있으니 동기 부여될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파트너’ 양의지와 두산에서 재회하게 됐다
기분이 너무 좋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서 던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양의지를 포수로 두고 마지막 투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기쁘고 흥분된다.
-두산 유니폼 입고 다시 팬들을 만난 소감은
너무 좋다. 첫 시즌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이 유니폼을 입고 꼭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꿈이 이뤄지게 됐다. 공식적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게 됐다.
-더그아웃에서 어떻게 파이팅을 불어넣을 생각인가
선수 때 보면 내가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내가 있는 것 자체로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스몰토크를 이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해주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겠다.
-KT전에서 은퇴식을 하게 됐다
KT도 너무 감사드린다. 2017시즌 끝나고 두산에서 방출된 뒤 손을 내밀어줬다. 마지막으로 뛴 팀이다. 오늘 KT전에서 세리머니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관계자분들게 감사드린다.
-니퍼트에게 두산이란
첫 시즌 출발을 두산에서 했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여기서 은퇴하고 싶었다. 도시도 마음에 들고, 여기서 최대한 오래 현역 생활하고 싶었다. 최선을 다했다.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하나를 꼽기는 힘들다. 첫 선발 경기가 LG전이었는데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두산 시절 우승반지는 잘 간직하고 있나
매일 본다. 착용하지는 않는데 케이스 안에 잘 보관해놓고 있다.
-2010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자. 한국행 결심에 대한 후회는 없나
2010년 끝나고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계약을 하려고 했는데 성사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쪽에서 팀을 알아봤는데 나이가 들고 있었고 최고의 옵션을 따졌을 때 한국 오는 게 제일 좋지 않았나 싶다. 한국행 결정에 있어 후회는 없다. 잘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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