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또 가고…우리가 일본에 여행가는 남다른 이유 [여책저책]
444. 뭔가 특별한 의미를 담은 숫자인가 싶지만 뒤에 단위 ‘만’을 붙여야 확실해집니다. 444만.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우리나라 사람의 숫자입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6월 사이에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1778만여 명이었습니다. 그중 25%에 해당하는 444만여 명이 한국인이었습니다. 외래관광객 4명 중 1명이 한국인이라는 얘기죠. 이어 중국 307만 명, 대만 298만 명, 미국 134만 명, 홍콩 128만 명 순이었습니다.
금요일에 퇴근한 뒤 월요일 새벽에 도착해 출근하는 여행비법을 알려준다거나, 아예 한 도시를 집중공략해 평범하지 않은 나만의 여행을 떠나게 가이드해주는 책까지 그 폭도 넓습니다. 여책저책에서는 주말에 짬을 내 일본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법을 제안한 ‘일본 주말 여행’과 지리학자 3인이 제안하는 특별한 규슈 여행 코스를 담은 ‘규슈, 이런 여행’을 소개합니다.
이형준 | 즐거운 상상
작가는 여행 황금기를 맞고 있는 일본의 보석 같은 스폿을 20개의 코스로 담았다. 20여 년 동안 100번 이상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그답게 계절에 맞는 추천 시기, 교통편, 볼거리, 숙박, 음식까지 주말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또 일본 여행이 처음인 이를 위해 도쿄 오사카 핵심 2박 3일을, 대도시를 섭렵한 이에게는 다카야마나 시라카와고, 역참마을, 구라시키 등을 제안했다.
가이드북에는 잘 나오지 않는 곳도 추가했다. 에도시대 때 도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성이었던 가나자와가 대표적이다. 전쟁과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지 않아 전통 가옥 거리와 전통 문화가 잘 남아있다. 나고야에서 특급 기차로 3시간 거리로, 기후현의 다카야마와, 시라카와고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일본 산촌의 풍광과 독특한 가옥들, 푸근한 인심까지 느껴볼 수 있어 마음마저 여유롭다.
또한 역참마을인 마고메주쿠, 츠마고는 일본 내륙의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로, 나고야에서 1∼2시간이면 갈 수 있다. 도쿄를 자주 간 이라면 근교의 가루이자와, 닛코, 구사츠, 가와고에, 아타미, 하코네, 가마쿠라, 에노시마 등 매력적인 여행지가 즐비한 만큼 좀 더 바깥으로 눈을 돌려도 좋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스는 대도시에서 교통편, 이동 시간, 경비까지 고려한 곳이다. 코스대로 실제 여행해 보면 더욱 진가를 실감할 수 있다.
작가는 “여행지마다 3∼4번, 많게는 10번 정도 직접 여행한 곳들을 위주로 코스를 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담았다”며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 생활자들이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해 가벼운 마음으로 충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손일 김성환 탁한명 | 푸른길
지리학자가 쓴 글이라 혹시나 대학 교재 같은 건조한 이야기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셋이서 십여 차례 이상 규슈를 다녀오며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에세이로 엮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지리학자가 다닌 일본 여행 중에서 규슈 지역만을 다듬어 모은 특별한 규슈 여행법이 담겨 있다. 보통 지리학자들은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및 인문 현상을 지역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다닌다. 규슈를 여러 번 다녀 온 세 사람은 가고 또 가서 찍은 빈틈 없는 사진, 이제는 동네처럼 익숙해진 지역을 직접 그린 지도, 지리학자라는 전문성으로 지역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글을 한데 모았다.
이런 이유로 외세 접근의 최전선에 위치함으로써 군사적 충돌과 외래 문명의 수용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만 했다. 나가사키, 히라도 같은 에도 시대 개항장이나 시마바라, 아마쿠사와 같은 기독교 박해 역사 공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와 교류의 역사도 곳곳에 남아 있다. 쾌청하고 온화한 기후와 산악, 바다, 화산, 섬, 식생 등 자연환경도 다채롭다.
이 책은 규슈에서 어떤 것을 보면 좋을지 알려준다기보다는 이런 규슈를 보고 오라는 여행 제안서 같다. 어떤 도시에서는 역사를 이야기하다가 인물 하나가 등장하는데 지도를 보여주며 이리로 가면 그의 동상이 서 있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그렇다 보니 동상들만 따라다녀 보고 싶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마저 샘솟게 한다. 규슈에 갈 때마다 목표는 조금씩 달랐지만 차곡차곡 쌓아 하나로 모아 봐도 의미 없는 발걸음과 날리고 싶은 사진이 없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주 노골적으로 베껴”…이정재 목숨 건 ‘오징어 게임’ 표절이었나 - 매일경제
- “전 시어머니와 여전히 연락”…이혼한지 12년 된 여배우의 속사정 - 매일경제
- 현대가 며느리 노현정도 왔다…‘유명인 총출동’한 생일파티, 누구길래 - 매일경제
- “잠 깨려고 먹는 아메리카노 1등 아니었다”…휴게소 인기 최고 음식은? - 매일경제
- “간이 배밖으로 나왔네”...현장학습 갔다가 러시아 국경 무단으로 넘어간 핀란드 중학생들 -
- “누구는 80만원 받는데 나는 꼴랑 컵라면 1개”…추석에 더 서럽다 - 매일경제
- “벌써 150만명이나 떠났다”…꼴찌 디즈니플러스 ‘중대결단’ - 매일경제
- 고속도로서 운전중인데…말다툼하던 남편이 아내에게 한 짓 ‘경악’ - 매일경제
- “굴종외교” “개혁미뤄” 연휴 첫날 文정부 겨눈 한동훈·한덕수 - 매일경제
- 타이거 우즈 격파 15년 후…유럽 전설 꺾은 양용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