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와 이불 샀다” 호남 ‘월세살이’ 들어간 조국…10월 보선 필승 의지
다음달 16일 전남 곡성·영광군수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 ‘월세살이’를 택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지역 생활이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올린 ‘호남 한 달 살이 1일차’ 글에서 “전남 곡성 기차마을 전통시장에서 한 달 살이를 위한 베개와 이불 등 생필품을 샀다”고 말했다. 글과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시장 상인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등 즐거운 한 때가 담겼으며, 추가 글에서 그는 “기차마을 전통시장에서 박웅두 후보, 혁신당 의원들과 함께 꽈배기와 팥죽을 먹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전남 영광군 불갑사에서 열린 축제에 장현 영광군수 후보 등과 함께 참석한 조 대표는 환영만찬에서 “‘상사화’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전설을 갖고 있지만, ‘열정의 사랑’이라는 뜻도 있다”며 “조국혁신당의 영광을 향한 사랑을 ‘이룰 수 있는 사랑’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건배사로는 “하늘엔 영광, 땅에는 굴비, 가슴엔 상사화!”를 외쳤다고 한다.
14일로 호남 살이 2일차가 된 조 대표는 장 후보 등과 조찬으로 ‘원팀 정신’을 다졌다. 특히 앞선 경선에서 패배한 다른 후보들과 같이 자리를 한 조 대표는 SNS 글에서 “깊이 감사하다”며 “조국혁신당은 더욱 낮은 자세로 가겠다”고 말했다. 영광 버스터미널과 인근 상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윤석열 정권과는 제대로 싸우고, 호남 지역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공정 경쟁하며, 대선에서는 일치단결로 정권교체하라’는 시민들 당부가 있었다며 이를 받들겠다고 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구호가 보여주듯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까지만 해도 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는 전략적 동맹에 가까웠지만, 이번 보선에서는 두 당 모두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는 처지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보선도 있지만 접경지역인 강화와 부산에서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 후보가 우세를 보였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도 호남에서만큼은 압도적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인데, 호남 두 곳 중 한 곳 이상에서 패배한다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소속 의원들이 모두 비례대표인 혁신당도 지역 기반 마련을 위한 이들 지역에서의 승리가 절실하다.
총선 비례대표 선거 전남 지역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39.88%, 혁신당은 43.97%를 각각 받았다. 민주당 이상의 표를 혁신당에 몰아준 호남에서 기대 이하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혁신당 기세도 어느 정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두 야당이 추석 연휴 호남 민심 잡기에 ‘올인’하겠다는 각오인데, 민주당이 전남도당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을 훑으며 저인망식 선거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고 혁신당에서는 조 대표가 월세살이에 들어가면서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감정싸움’ 비슷한 기류까지 두 당 사이에 일어난다.
조 대표는 지난 12일 김경지 민주당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를 겨냥해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김 후보님은 전에도 두 번 도전했다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며 비판했고, 민주당 재보궐선거 지원단장 황명선 의원은 “조 대표의 품격과 원칙을 기대한다”며 “혁신당이 민주당 후보를 이삭줍기한 데 이어 네거티브 공세까지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지 않다”고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탈당 후 혁신당에 들어와 영광군수 보선 공천을 받은 장 후보를 겨냥한 표현이다.
이에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이 논평에서 “혁신당 후보 선택을 두고 ‘이삭줍기’라고 칭한 표현도 품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민주당에 응수하는 등 공방이 점점 거칠어지는 양상이다. 강화군수 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조 대표의 혁신당 후보로의 ‘금정구 단일화’ 제안에 민주당 부산시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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