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도전’ 오타니, 가을야구서 불펜 등판 가능성 제기…‘불펜운영 바보’ 로버츠 감독에게 힘이 되어줄까

남정훈 2024. 9.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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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년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영역인 ‘50홈런-50도루’에 도전하고 있는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14일(이하 한국시간)엔 홈런포와 도루를 추가하지 못하고 하루 쉬어갔다. 대신 투수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등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타니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2개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부진으로 인해 시즌 타율은 0.292에서 0.290(573타수 166안타)으로,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도 0.992에서 0.986으로 소폭 떨어졌다. 누적 스탯은 47홈런 104타점 48도루다. 50-50에 3홈런, 2도루를 남겨두고 있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를 비롯해 MVP 트리오인 무키 베츠(4타수 무안타), 프레디 프리먼(3타수 1볼넷 1도루)가 11타수 무안타에 그친 데다 선발 랜던 낵이 2이닝 7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2-6으로 패했다. 시즌 성적 87승60패가 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는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2위 샌디에이고(83승65패)와는 4.5경기 차다.

이날 오타니의 침묵은 아쉽지만, 다저스가 아직 15경기를 남겨둔 만큼 오타니의 50-50 클럽 가입 가능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타자로서 침묵하면서 별다른 뉴스를 생산하진 못했지만, 투수 오타니로서는 희소식을 전해왔다.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MLB닷컴은 이날 로버츠 감독과 MLB 네트워크와 인터뷰를 인용해 오타니의 2024시즌 포스트시즌 투수 등판 여부를 조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몸 상태, 경기 상황, 등판 필요성, 본인 의사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 떨어진다면 한 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가능성은 매우 작다. 그러나 ‘0’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 재활 훈련을 하는 오타니에게 좋은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AP연합뉴스
오타니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올해는 타자에만 전념하고 있다. 타자에만 집중한 결과 50홈런-50도루에 도전할 수 있는 기량을 선보이며 왜 다저스가 지난 겨울 오타니에게 역대 프로스포츠 최대규모인 10년 7억달러를 안겼는지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오타니의 매력은 역시 투수와 타자 모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라는 것이다. 투수로 복귀하기 위한 준비 과정도 밟고 있다. 지난 달 25일엔 첫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다음 단계인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두고 실전처럼 공을 던지는 훈련)까지 수행하면 실전 등판이 가능하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타니의 실전 등판 일정에 관해선 모두가 함구하고 있다. 다저스 마크 프라이어 투수 코치는 “오타니의 재활 일정은 다른 선수들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등판 여부에 관한) 논의하려면 최소한 2주 정도는 더 필요할 것 같다. 그 전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면 다저스엔 큰 힘이 될 수 있다. 본업인 선발 등판은 힘들겠지만, 불펜으로 1~2이닝만 소화해줄 수 있어도 큰 힘이 된다.

사진=AFP연합뉴스
현재 다저스 불펜엔 아직 확고부동의 마무리가 없다. 시즌 시작은 에반 필립스에게 마무리를 맡겼지만, 필립스가 시즌 중반 난타당하며 마무리 보직을 잃었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데려온 마이클 코펙이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어 마무리 보직엔 가장 잘 어울리지만, 올 시즌부터 불펜 투수로 전향한 선수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게다가 로버츠 감독은 불펜 운영을 잘 못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사령탑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가 불펜 마운드에 합류해 전력투구로 1이닝을 꽁꽁 막아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오타니의 의사다. 재활 훈련을 급하게 마무리한 뒤 마운드에 올라 전력투구할 경우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MLB닷컴은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를 도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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