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그림자?…추석 정국, 尹대통령 앞에 놓인 세 가지 난제

정윤경 기자 2024. 9. 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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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尹정부 출범 이후 최저 20% 기록
여·야·의·정 협의체마저 불발…국민 불안감 최고조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 처리 예고…“국정농단 대명사”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삼중고'에 빠진 채 추석 연휴를 보내게 됐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고령층마저 등을 돌린 데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따라다닌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네 번째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윤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지지율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윤 대통령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야당의 탄핵 동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 20%로 추락…"의료대란 지쳤다"

9월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윤 대통령의 직무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20%가 긍정적, 70%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긍정률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의대 정원 증원'이 꼽힌다. 의대 증원 문제는 2주 연속 부정 평가 이유 1위다. 의료대란 해결의 단초가 될 여·야·의·정 협의체마저 추석 전 출범하지 못하게 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김아무개(49)씨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 아플지도 몰라 추석 전 해열제, 알레르기 약 등 상비약을 미리 구비해뒀다"며 "벌써 6개월 넘게 지속되는 의료대란에 지칠 대로 지쳤다"고 토로했다.

현재로선 추석 연휴 기간 응급 의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정부는 지난 설 연휴 하루 평균 3600여 개였던 당직 병의원을 이번 추석에는 8000여 개로 늘렸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3.5배로 인상하는 등 응급실 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도 꺼내들었다. 대통령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책을 많이 내놓은 상태"라는 입장이다. 만약 연휴 기간 의료대란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 등 문제가 심각해지면 정부·여당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가 9월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당, 김 여사 향해 "국정농단 대명사" 비난…특검 처리 예고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도 윤 대통령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지점이다. 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해 "국정농단의 대명사"라고 맹폭에 나서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월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은 (김 여사를)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에 'V1'과 'V2'가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V1'은 과연 누구인가"라며 "대통령실이 공개한 (마포대교 방문) 사진과 언론 보도를 보니 'V1'이 누구인지는 분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 62%, '반대한다' 30% '모름/무응답' 8%로 집계됐다.

이에 힘입어 야당은 추석 이후 '김건희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 특검법을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동으로 불발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박수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 尹 대통령 향해 "채상병 특검법 받아라"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처리하려고 하는 건 '채상병 특검법'이다. 이 역시 찬성 여론이 높다. 같은 조사에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물은 결과, '사망원인 규명, 부실 사고 조사 등을 위해서라도 특검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1%로 나타났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마저 윤 대통령을 향해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유 전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도 받아라. 대통령 본인과 가족이 관련된 특검법을 거부하는 건 권력의 정당한 행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0%대 지지율을 맞는 등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의 '탄핵 공세'도 거세질 수 있다.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구성하고 탄핵 정국에 대비해 '계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국민 청원을 동력 삼아 강공 의지를 표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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