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전공의 사태, 전공의들의 목소리는?

정재영 2024. 9. 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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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전공의의 91%인 1만2000여명이 수련병원을 떠난 이후 응급실 위기 상황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꺼내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도 서로의 입장차와 명확하지 않은 의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응급실 위기 상황이 중환자실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건 전공의 공백을 메울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을 대변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치권과 정부 제안 등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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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꿈 접었다… 정부 조치 부당, 책임 떠넘기기”
“일방적 개혁 실패할 것… 대한민국에 큰 오점 될 것”

전체 전공의의 91%인 1만2000여명이 수련병원을 떠난 이후 응급실 위기 상황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꺼내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도 서로의 입장차와 명확하지 않은 의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응급실 위기 상황이 중환자실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건 전공의 공백을 메울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이 복귀해야 사태 해결될텐데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수리된 사례가 많아 갖가지 부작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병원 응급실 인근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을 대변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치권과 정부 제안 등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2월20일 집단이탈 시 내놓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및 필수의료 패키지 폐지 등의 요구사항이 그대로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지도부가 전공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집단교사 혐의 수사와 관련해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각 의대별 전공의 대표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최근까지 소환된 각 의대 전공의 대표 등은 하나같이 “정부의 조치들은 부당하고 책임 떠넘기기”라고 주장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한 김태근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대표는 출석에 앞서 “현 정부의 정책은 불합리하고 젊은 세대에게 많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란 의사를 비롯해 전문가의 역할을 존중하고 그에 알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다른 ‘빅5’ 병원 전공의들도 10시간 이상 경찰 조사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정부의 부당한 겁박과 책임 돌리기가 부디 오늘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근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대표가 지난 13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11일 광역수사단을 찾은 김유영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는 “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였다. 소아 마취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를 꿈꿔왔다”며 “하지만 그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어디가 아파도 상급종합병원에서 VIP 대접 받는 권력자들이 의료정책을 결정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9일 경찰에 출석한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는 “경찰 조사를 받고 언론에 신상이 노출돼 채용에 불이익이 갈까 두렵다”면서도 “정부는 초헌법적인 행정명령을 통해 국민 기본권을 침탈했으며 이로 모자라 법적 겁박을 자행하고 있다. 정부의 부당한 폭압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지난날 병원에서 밤낮으로 일하던 대한민국의 한 청년일 뿐”이라며 “미래세대를 짓밟는 일방적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유영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경찰에 출석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문제의 본질은 보지 않은 채 그릇된 의료정책만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을 기망하고 억압하는 것을 정당화해 벌어진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병원을 떠난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이제 와서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이유를 여전히 잘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에는 언젠가부터 공정과 상식은 사라지고 독재와 탄압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공의 사직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가 사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공의들 개개인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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