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팬들의 외침, '75타석 무홈런' 저지 역전 만루포 드라마…52홈런-130타점 미쳤다

김민경 기자 2024. 9.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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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시즌 52호포를 터트렸다.
▲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시즌 52호포를 터트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MVP! MVP!"

뉴욕 양키스 팬들은 슈퍼스타 애런 저지의 홈런 한 방을 간절히 원했고, "MVP!"를 외치는 팬들에게 저지는 그랜드슬램으로 보답했다. 양키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저지가 터트린 역전 만루포에 힘입어 5-4로 신승했다. 덕분에 양키스는 3연승을 질주하면서 시즌 성적 86승62패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렸다.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는 3경기차까지 벌렸다.

양키스는 7회초까지 0-4로 무기력하게 끌려가면서 전혀 반격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지는 경기 전까지 16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하는 불명예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이날 17경기로 또 한번 신기록을 작성하기 직전이었다.

7회말 선두타자 앤서니 볼프가 볼넷을 얻으면서 양키스 타선에 조금씩 불이 붙기 시작했다 알렉스 버두고까지 볼넷을 얻으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버두고는 볼카운트 0-2로 몰린 상황에서 3구째 잭 켈리의 스위퍼를 커트한 뒤 4구 연속 볼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버두고가 얻은 볼넷이 켈리에게 준 타격은 컸다. 글레이버 토레스가 무사 1, 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1-4로 따라붙기 시작했다. 보스턴은 급히 캠 부저로 마운드를 바꿨으나 소용없었다. 계속된 무사 1, 2루 기회에서 후안 소토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은 것.

이때 저지가 일을 냈다. 저지는 일단 초구와 2구째 볼을 골랐다. 부저는 등판하자마자 6구 연속 볼을 기록할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3구째 시속 95.5마일(약 154㎞)짜리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저지는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시속 101.9마일(약 164㎞) 속도로 369피트(약 112m)를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저지의 16경기 연속 무홈런 행진을 깨는 시즌 52호포였다.

열광의 도가니였다. 저지가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기립해 "MVP!"를 외치며 그의 홈런을 간절히 기다렸던 팬들은 역전 만루포가 터지자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더그아웃에 있던 양키스 선수들도 짜릿한 역전에 더그아웃을 뛰쳐나올 정도였다. 저지는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까지 마친 뒤 다시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팬들에게 헬멧을 벗어 인사했다.

저지는 지난달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50호와 51호 홈런을 몰아치면서 또 한번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홈런 신기록을 기대하게 했다. 저지는 지난 2022년 6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역대 최다 홈런을 달성했는데, 지난달까지만 해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였다. 그러다 지난 16경기에서 홈런을 단 하나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또 한번 신기록을 작성하기는 어려워졌다.

▲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시즌 52호포를 터트렸다.

저지는 홈런이 없었던 지난 16경기에서 타율 0.207, 출루율 0.352, 장타율 0.259에 그칠 정도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었다. 2루타 3개에 4타점에 그치면서 중심 타자로서 임무도 해내지 못했다. 저지는 이 기간 75타석 연속 홈런이 없었는데, 이는 개인 최다 불명예 기록이었다.

MLB.com은 '양키스는 (저지의 부진에) 패닉에 빠지지 않았다. 다시 저지가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저지는 이날 4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시즌 130타점을 달성했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MVP 시즌에 달성했던 개인 커리어하이인 131타점까지 1타점을 남겨두고 있다. 홈런과 타점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저지는 경기 뒤 미국 현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역전 만루포를 때린 것과 관련해 "우리가 공격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기분 좋았다. 내 앞에 또 뒤에 있는 타자들 모두 좋은 활약을 해줬다. 모든 선수들이 자기 몫을 훌륭히 해내면서 출루에 성공했기 때문에 나도 타석에 서서 똑같을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7회말 무사 1루에서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볼넷을 얻은 버두고에게 공을 돌렸다. 저지는 "내가 버두고를 보자마자 했던 말이 '너로 인해 모든 게 시작됐어'였다. 볼카운트 0-2에서 버두고가 볼넷을 얻은 그 순간 팀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정말 정말 중요한 장면이었다"고 강조했다.

저지는 또 팬들이 MVP를 외쳤던 순간을 되돌아보면서 "약간 플레이오프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팬들의 열정적 응원에 감사했다.

▲ 승리를 자축하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동료들. ⓒ 연합뉴스/AP통신
▲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50호, 51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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