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다"···가격 상승 랠리에도 국내 金 인기는 '시들'

이정훈 기자 2024. 9. 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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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가격이 30% 가까이 오른 금 가격이 다시 한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국내 투자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며 금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긴 하나 가격 상승 폭이 과거보다는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금 가격의 상승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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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선물 일평균 거래금액 지난달 대비 급감
"선반영 탓 금리 인하 효과 기대치 미달 예상"
상승폭 더 커질수도···"2850달러까지 오른다"
서울경제DB
[서울경제]

올 들어 가격이 30% 가까이 오른 금 가격이 다시 한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국내 투자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며 금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긴 하나 가격 상승 폭이 과거보다는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 11월 미국 대선, 경기 침체 우려 등 변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 종가 기준 10만 8750원으로 올 들어 27.11%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금값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입세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 9월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며 다시 한번 금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최근 2600달러를 돌파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호재에도 국내 금 투자 열풍은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KRX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55억 200만 원으로 지난달(113억 7800만 원)보다 무려 50% 넘게 줄어들었다. 이는 올해 일평균 거래금액인 76억 6500만 원보다도 30% 가까이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국내 유일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FT)인 'ACE KRX금현물'의 이달 일평균 거래금액도 지난달 대비 45% 급감했다. 금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파생 상품들도 마찬가지였다. 금 선물 가격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B 레버리지 금 선물(H)' 상장지수증권(ETN)의 이달 일평균 거래량은 190억 원으로 지난달(280억 원) 대비 30% 넘게 감소했다.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단순 금리 인하만으로는 과거만큼의 가격 상승 폭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통상 금리 인하는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대체 투자처인 금으로 수요를 쏠리게 하지만 현재는 기대치 상당 분이 이미 금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금 가격의 상승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금 가격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중국 인민은행의 금 매입 중단 역시 불안 요인이다. 지난달 들어 다시 매수세로 돌아오긴 했으나 중국 인민은행은 올 5월부터 3개월여 동안 금 매입을 중단했었고 이 기간 금 가격은 조정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다만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에 따라 금 가격이 다시금 치솟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상승하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옥지희 삼성물산 연구원은 “내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까지 오르며 전고점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대선도 금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금값이 더욱 크게 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고율 관세가 물가 상승을 부추겨 금값 상승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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