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월 소비·산업생산 모두 예상치 하회…커지는 5%목표 회의론(종합)
8월 신규주택 가격도 9년만에 최대폭 하락…외신 "올해 목표 달성에 위험 커져"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의 8월 소매 판매는 2.1%, 산업생산은 4.5%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고 국가통계국이 14일 밝혔다.
소매 판매 증가 폭은 시장예상치인 2.5%에 비해 낮았고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인 4.8%를 밑돌았다.
이처럼 하반기 들어 중국 경제의 부진한 지표가 잇따르면서 올해 5% 안팎이란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중국 소매 판매는 3조8천726억 위안(약 726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1% 증가했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 내수 경기 가늠자다.
8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로이터통신 전망치인 2.5%는 물론 전달(2.7%)에 비해서도 낮았다.
1∼8월 전체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 증가했다.
8월 소비 실적은 중국 정부가 내놓은 소비 진작책 등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내수 시장 침체가 반전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8월 산업생산은 4.5% 늘어 로이터 전망치 4.8%에 못 미친 것은 물론 전달(5.1%)에 비해서도 증가 폭이 둔화했다.
다만 신에너지차 30.5%, 로봇산업 20.1%, 집적회로(반도체) 17.8% 등 미국과 서방이 과잉생산을 주장해 온 첨단기술 분야는 증가세를 보였다. 1∼8월 전체로 보면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다만 이 가운데 부동산 개발투자는 10.2% 하락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국이 이날 별도로 발표한 70대 주요 도시 8월 주택 가격 자료에서도 부동산 장기 침체 현상이 확인됐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8월 70대 주요 도시 신규(신축)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져 9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통신은 "8월 신규주택 가격 하락률은 2015년 5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떨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8월 실업률은 5.3%로 전달에 비해 0.1% 포인트 높아졌다. 1∼8월 전체로 보면 5.2%를 기록했다.
8월 수출입 규모는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4.8% 늘었다. 수출은 8.4% 급증했지만, 수입은 전년과 같은 수준(보합세)에 그쳤다.
국가통계국은 8월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고 총평하면서도 "그럼에도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국내 유효수요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경제가 반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통계국은 앞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조치의 시행을 가속화하면서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리스크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5.3%로 비교적 높았지만, 2분기에는 4.7%로 떨어져 5% 안팎 성장이란 목표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가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최근 들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JP모건, 노무라홀딩스 등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이 집계한 성장률 목표치는 4.5%에서 4.9% 사이에 머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지방 시찰을 통해 5% 안팎으로 설정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매진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과거에 비해 톤이 낮아진 점에 주목하면서 "5% 목표에 못 미칠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경제는 8월에 전반적인 활동이 냉각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며 "정부의 연간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데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부진한 8월 지표를 두고 더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주장하는 분석가들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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