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송편·이색 송편...남은 송편 활용은 이렇게!
[앵커]
요즘 가정마다 송편 빚는 풍경이 많이 사라졌는데요.
이번 추석엔 오랜만에 가족들과 송편 한번 빚어보시면 어떨까요?
지역별 특색을 담은 송편부터 다양한 모양으로 승부하는 이색 송편.
그리고 남은 송편 활용하는 방법까지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
동그랗게 빚은 반죽 가운데에 깨, 콩, 녹두 등의 소를 취향껏 넣고 조물조물 반달 모양으로 빚어냅니다.
좋은 사람끼리 둘러앉아 송편도 빚고 이야기도 나누니 즐거움은 2배입니다.
"너무 잘했어요. 이렇게 잘할 수가 없어요."
"감사합니다"
치자나 딸기, 쑥 등을 갈아 넣고 곱게 물들인 반죽을 빚어, 여인의 버선코처럼 뾰족하게 마무리한 서울 송편은 단아한 듯 멋스럽습니다.
동그란 반죽에 젓가락으로 꾹꾹 자국을 내 송이송이 꽃잎을 만들고 꽃술까지 올리면 탐스럽고 화려한 전라도의 '매화 송편'!
비행접시 모양에 완두 소를 넣은 제주도 송편은 담백함이 특징입니다.
평안도의 '조개 송편'은 해안가에서 조개를 많이 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고.
양념한 무생채를 소로 활용하는 강원도 송편은 소박하고 정감이 넘칩니다.
송편을 보관하거나 찔 때 솔잎을 넣는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윤숙자/한국전통음식연구소 대표 : 향도 좋고 피톤치드가 들어있어서 상하지도 않고 문양이 격지 격지 있어서 이 3가지로 참 좋아요.]
끓는 물에 한 김 쪄낸 송편은 바로 찬물에 헹궈 쫀득함을 살리고, 마지막으로 참기름으로 버무렸더니 맛도 좋고 눈도 즐거운 팔도 송편이 완성됐습니다.
한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햅쌀로 빚는 송편!
소나무 '송'자에 떡 '병'자를 써서 '송병(松餠)'이라고 불렸던 것이 지금의 송편이 됐습니다.
달을 보고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반달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보름달 뜨는 한가위에 왜 반달 모양일까요? 때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윤숙자/한국전통음식연구소 대표 : (거북이 등껍질에 쓰인 글씨를 보고) 백제는 만월이라 곧 기울 것이고 신라는 반월이라 점점 차여서 성할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고 해서 그다음부터는 더 차이고 차여서 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반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요즘엔 꼭 반달 모양만 정석은 아닙니다.
흰색과 검은색 반죽만 있으면 귀여운 눈매의 팬더 송편도 뚝딱!
갓 따온 것 같은 샤인머스켓 송편도,
옥수수에 호박 바나나 모양까지,
색색으로 물들인 반죽을 준비해 놓고 놀이처럼 즐겁게 빚다 보면 못 만들 송편이 없습니다.
[김정미 / 요리 연구가 : 송편 하면 반달만 기억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MZ 세대들은 개성이 강해서// 맛있는 송편을 각자 개성에 맞게 온 가족이 모여서 좋아하는 걸 만드는….]
먹다 남은 송편은 생크림에 채 썬 채소와 함께 말랑해질 때까지 졸이듯 끓이다 소금 설탕 후춧가루로 입맛을 맞추면 아이들 좋아하는 '송편 크림 떡볶이'로,
송편을 기름에 볶다 닭강정 양념으로 바꿔 조리하면 먹음직스러운 송편 강정으로 변신합니다.
모양도 맛도 변신도 자유자재지만 풍성한 추석을 기원하는 한결같은 바람!
"재밌고 예쁜 송편 만들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YTN 김정아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상, 왕시온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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