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귀 닮은 두 봉우리... 진안 여행 종합선물세트 [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2024. 9. 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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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마이산과 용담호
사양저수지에 마이산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데칼고마니처럼 비치고 있다. 사양저수지는 마이산 모양을 300분의 1로 축소해 만들었다. ⓒ박준규

여행지로 마이산은 진안과 동의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이 산을 중심으로 집중돼 있다. 주변으로 눈길을 돌리면 마이산 명성에 가려진 천혜의 자연자원이 수두룩하다.


녹음 가득 상쾌한 부귀 편백숲산림욕장

우선 부귀 편백숲산림욕장이 있다. 임도와 산책로를 따라가다 영화 속 배경처럼 등장하는 편백숲은 힐링의 공간 그 자체다. 부귀면 거석리 일원 약 8헥타르 규모에 수령 40년 넘는 편백나무 7,200여 그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녹음 가득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느린 여행지다.

부귀 편백숲산림욕장 산책로. ⓒ박준규
부귀 편백숲산림욕장 산책로. ⓒ박준규

1.3km의 치유숲길을 따라 한 바퀴 돌면 편백나무에서 분출되는 피톤치드에 머리가 맑아진다. 먼지와 소음까지 막아주는 숲이니 기분이 절로 상쾌하다. 산책로 곳곳에 휴식시설이 마련돼 있다. 숲 속의 작은 도서함에서 책을 꺼내어 읽거나 평상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진안터미널에서 부귀방면 농어촌버스를 타고 사인암에 하차 후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풍경 명소 용담댐 환경조각공원과 주천생태공원

용담호는 안천면·상전면·용담면·정천면 일대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중 호수다. 2001년 12월 국내 5번째로 큰 용담댐 건설로 생겨났다. 그로 인해 수몰된 마을의 역사와 기록은 용담댐 물 문화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옆은 용담댐 환경조각공원이다. 이웅휘 작가가 오로지 손으로 만든 200여 점의 스틸 조각품과 170여 점의 강돌 조각품이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진안터미널에서 송풍·안천 방면 농어촌버스를 타고 지장에 하차하면 된다.

용담댐 환경조각공원에는 이웅휘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박준규
용담댐 환경조각공원에는 이웅휘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박준규

용담호가 빚은 사진 명소 주천생태공원도 가볼 만하다. 계절마다 야생화가 피고 지는 공원이다. 제1·2포토존 주변의 생태둘레길을 걷다가 바람이 멈추는 순간 도화지 속 데칼코마니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하늘, 구름, 풀, 나무가 거울처럼 수면에 비쳐 멋진 풍경화를 그린다. 진안터미널에서 주천·내처사 방면 농어촌버스를 타고 봉소에 하차 후 걸어서 갈 수 있다.

주천생태공원의 잔잔한 수면에 주변 산세와 하늘이 비치고 있다. ⓒ박준규

진안 여행 종합선물세트 마이산도립공원

마이산은 해발 681.1m 숫마이봉, 687.4m 암마이봉 두 개의 봉우리가 말의 귀처럼 쫑긋하게 솟은 산이다. 마치 부부처럼 서 있는 모습에 음양오행 사상과 풍수설화로 자주 언급된다. 봉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 같지만, 약 1억 년 전 자갈·모래·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역암이다. 가까이서 보면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의해 깎여나가며 생긴 벌집 형태의 커다란 구멍이 얼기설기하다. 지질 용어로 ‘타포니’다.

주변에 사양저수지, 산약초타운, 진안가위박물관 등 관광시설을 비롯해 식당과 카페가 몰려 있다. 이를테면 종합선물세트 같은 여행지다. 마이산도 식후경. 국태가든에서 흑돈제육, 비빔밥, 묵, 된장찌개와 푸짐한 반찬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후식으로는 홍삼카페의 대표 음료 홍삼라떼를 선택했다.

마이산은 자갈·모래·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역암이다. 오랜 세월 깎여나가며 생긴 ‘타포니’가 수두룩하다. ⓒ박준규
국태가든의 흑돈제육+비빔밥+묵+된장찌개 세트 메뉴. 2인 3만4,000원, 진안고원 스마트관광 쿠폰을 제시하면 10% 할인된다. ⓒ박준규

사양저수지는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을 300분의 1 크기로 본떠 만들었다. 덱 산책로를 걷는 내내 두 봉우리가 멋진 풍광을 빚는다. 4개의 분수대에서 물줄기가 솟구치는 광경이 용이 승천하는 듯하다.

마이산의 핵심 탑사로 향한다. 마이산명인명품관·진안가위박물관 방향으로 걸어도 되지만, 사양저수지 앞 만남광장에서 전동 셔틀 ‘마이열차’를 타면 한결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 마이열차는 연인으로 시작해 결혼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연인의 길’을 지나 천왕문에 멈춘다. 계단을 포함한 탐방로의 절반가량은 거저 올라온 셈이다.

사양저수지 수면에 마이산 두 봉우리가 비친 모습. ⓒ박준규
사양제 앞 만남광장~천왕문 구간을 운행하는 마이열차. 편도 3,000원. 진안고원 스마트관광 쿠폰을 받으면 왕복 요금을 10%할인한다. ⓒ박준규
마이산 거대한 봉우리 바로 아래에 자리잡은 은수사. ⓒ박준규

이성계가 새로운 왕조를 꿈꾸며 기도를 올렸다는 은수사를 거쳐 길을 따라 내려가면 탑사에 닿는다. 조선 후기 이갑룡 처사가 수도 중 꿈에서 계시를 받고 30여 년 간 정성들여 쌓은 80여 기의 탑이 모여 있는 곳이다. 무작정 쌓은 돌무더기가 아니라 천지음양의 이치와 팔진도법이 원리를 담고 있다고 한다. 크고 작은 자연석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폭풍우에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견고하다.

마이산이 자연의 걸작이라면 탑사는 인간이 빚은 작품이다. 처사가 3년의 고행 끝에 마지막으로 세운 천지탑에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한다. 진안터미널에서 마이산북부행 농어촌버스를 타고 외사양 또는 마이산북부 정류장에 하차하면 마이산도립공원이다.

은수사는 고려의 장수였던 이성계가 새 왕조를 꿈꾸며 기도를 올렸던 장소다. 수령이 650년 넘은 청실배나무가 증표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박준규
이갑룡 처사가 3년의 고행 끝에 1917년 완성한 천지탑.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소원 명소다. ⓒ박준규

도움 되는 진안 여행정보

▶마이산도립공원을 제외하면 농어촌버스로 진안 곳곳에 흩어진 관광지를 둘러보기가 쉽지 않다. 전주역이나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진안고원 홈페이지(jinansmarttour.com)에서 스마트관광주민증에 가입해 쿠폰을 발급받으면 관광지, 체험, 음식점, 카페, 숙박, 특산품 등을 최대 50% 할인받을 수 있다.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마이산북부 일원에서 진안홍삼축제가 열린다. ‘夢,夢한 주제관’ ‘진안홍삼킹덤을 지켜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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