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폐교 지키는 법대 교수, 서순복 "닭 키우며 문화 활동..남모를 기쁨 느껴요"(1편)
작은음악회, 인문학 나누며 소소한 보람
문화행정 분야 논문 국내 최다 발표
'한국 개신교 영성의 뿌리' 집필 계획
[남·별·이]폐교 지키는 법대 교수, 서순복 "닭 키우며 문화 활동..남모를 기쁨 느껴요"(1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전남 화순군 운주사 앞 우리나라에서 가장 분교(폐교)에 살면서 대학에서는 문화정책 이론을 강의하고 동시에 문화관광해설사로 활약하고 있는 서순복 조선대 교수.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66살인 그는 다채로운 이력만큼이나 자유로우면서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온 '실천적 지식인'입니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공부를 7년 동안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대학교수로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광주대에서 10년 근무하다가 조선대로 옮겨서 19년째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산이 많은 화순 "공기가 달라"
그는 우리나라 문화행정 및 정책 연구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학생활에 고민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이들에게 작은 길잡이 역할을 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답했습니다.
그가 20여 년 전 시골에 들어와 살게 된 것은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화순 운주사 앞에 폐교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인수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화순의 좋은 점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일단 공기가 다르다. 지금 사는 곳은 화순의 강원도라할 만큼 집에 올 때 많은 산들을 거치면서 온다. 그리고 닭을 키우면서 시골에 사는 것을 실감한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다가 이들이 눌러앉는 바람에 별수 없이 고양이들과 함께 하면서 심심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 개신교의 성자라 불리는 이세종 선생의 무덤이 있는 화학산 각수바위 밑에 살고 있어 영성의 향기를 접할 수 있어 좋다"고 자랑했습니다.
◇ 눈 많이 오면 갇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눈 속에 갇혀 꼼짝할 수 없는 날도 있습니다.
특히 가장 불편한 점은 돌아서면 자라는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그는 마을주민과의 소통에 각별히 신경을 씁니다.
자주는 못가지만 간혹 마을회관에 들러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벗들과 차를 마시면서 노닥거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며가며 만나는 동네 주민들을 차에 태워 주며 친분을 쌓고 있습니다.
◇ 외국인 대상 6년가량 무료 민박
우프(WWOOF)라는 단체를 통해 신청을 받아 외국인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인근 유적지를 영어로 안내하면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을 했습니다.
종종 작은 음악회를 열어 동네주민들과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지인들과 함께 음악의 밤을 갖습니다.
가끔 지인들이 놀러 와서 쉬고 가고, 수련하는 사람들이 와서 며칠씩 수행하다 가곤 합니다.
인문학 토양이 척박한 화순 지역에서 화순인문학교육협회 활동을 외롭게 하는 김광남 회장이 안타까워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호남영성연구원 이사장으로 활동
이밖에 서 교수는 '품질자치주민자치시민들'(품자주자시민들) 대표회장으로 주민자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남영성연구원 이사장으로 호남 초대 기독교 선각자인 이세종, 이현필, 최흥종, 서서평, 유화례 등 선인들의 신앙을 재조명하고 선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순복 교수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화순군 도암면에 유일한 한국 개신교 토착적 영성의 뿌리인 이세종, 이현필 선생의 신앙유산에 대한 안내정보 책자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고, 남도 예술기행에 관한 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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