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살인의 시작, ‘이별 통보’ [시사기획창/죽어서야 헤어졌다]①

최준혁 2024. 9. 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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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죽어서야 헤어졌다' 중에서]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인천 교제살인 유족
저는 인천 교제 살인사건 피해자의 사촌언니입니다. 제 동생은 1985년에 태어나서 2023년 7월 17일까지 살다가 생을 마감했고요.

비극의 시작은 이별통보였습니다.

<녹취> 故 이은총 씨-남자친구 통화 내용
여: 같이 안 있고 싶어. 됐지?
남: 난 안 됐는데.
여: 같이 안 있고 싶어.
남: 안됐어.
여: 그럼 내가 무릎 꿇고 사죄라도 할까? 같이 있기 싫은데 시간을 이렇게 끌어서 미안하다고?
남: 아니 설득을 해봐.
여: 미안해. 나 네가 보고 싶지 않아.
남: 그럼 나랑 뭐 하고 싶어.
여: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남: 나는 뭐야?
여: 어떻게 해줄까?
남: 응, 난 같이 있고 싶다니까?
여: 나는 같이 안 있고 싶은데.
남: 그럼 어떻게 하고 싶어?
여: 같이 안 있고 싶다고.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인천 교제살인 유족
이별을 통보하는 순간 문제가 생기기 시작을 하는 거죠. 일단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가해자가 자살을 하겠다고 처음 협박을 시작을 하게됐고, 동생 같은 경우에는 자살에 대한 부분을 본인이 해결을 못하니까, 가해자의 부모님께도 연락을 했더라고요. 가해자가 지금 자살을 하겠다고 하는데 제가 더이상은 컨트롤을 못할 것 같으니 도와주십시오, 이런 형식의 문자를 보냈는데 가해자 측의 부모님한테는 연락이 없었어요.

<녹취> 故 이은총 씨-남자친구 통화 내용
여: 내가 헤어지자고 했잖아. 근데 어떻게 했어. 사진 올리고, 협박하고, 뭇 헤어진다 죽는다고 합박했어 안했어. 했잖아.
남: 응 맞아.

협박의 강도는 더 세졌습니다.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인천 교제살인 유족
집에 가면 누가 문 열어줄까, 아이가 나올까, 엄마가 나올까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동생이. 그 시점에는 본인이 아니라 가족을 건드릴까봐 너무, 가족을 해칠까봐 너무 겁났고... 실제로 집에 찾아가서 가족을 죽이는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일단은 가해자를 만나서 본인이 해결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

헤어짐과 만남은 그렇게 반복됐습니다.

<인터뷰>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 프로파일러
그러한 협박을 함으로써 상대방이 떠나지 못하게 합니다. 만약에 나를 떠나면 나는 죽을 건데, 죽으면 네 책임이고 결국은 네가 사람을 한 명 죽이는 거야. 그러면 착한 사람이고 싶고 남에게 해를 끼치고 싶지 않은 피해자는 그런 협박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일들도 발생하는 거죠.

수능 만점자 의대생의 강남역 교제살인,
연인을 살해하고 연인의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김레아 사건,
교제관계에 있던 60대 여성과 그 딸을 살해한 박학선 사건,
모두 이별 통보가 발단이었습니다.

<인터뷰> 배상훈/프로파일러,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이 교제폭력의 가해자들은 대부분 의존형 장애가 제일 많습니다. 내가 저 사람을 꼭 같이해야지 완성된 무엇이 된다고 하는 느낌을 갖는데, 이별 통보를 받는 것은 자신이 부정당하는, 자신에 대한 정체감을 부정당하는 느낌으로 내 소유물이었다고 하는 객체가 거꾸로 나를 버린 그런 느낌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급격한 분노 지수가 확 올라간다는 거예요.

방송일시 : 2024년 8월 27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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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혁 기자 (chun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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