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합류한 정해인, 이제껏 본 적 없는 얼굴 [N초점]②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배우 정해인이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한 그는 본 적 없는 모습으로 스크린을 장악하러 나선다.

지난 13일 개봉한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한 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을 담은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편인 '베테랑'(2015)은 당시 1341만 명을 동원하며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했다.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서도철과 더불어 1편에서도 등장한 팀원들이 함께한다. 여기에 시위 현장에서 남다른 무술 능력을 선보이며 서도철의 눈에 든 박선우가 인원 보충을 위해 팀에 임시 합류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렇게 합류하게 된 박선우는 정해인이 맡아 일찌감치 기대를 높였다. 박선우는 강력 범죄자를 반드시 응징하는 경찰로,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할 만큼 순간적인 판단 능력과 고도의 무술 실력을 갖춘 인물이다. 서도철의 지난 이력을 줄줄이 꿰고 있고 그의 능력을 높이 사며 존경하는 모습을 보이며, 맡은 임무에 대해 목숨 걸고 달려드는 열정도 보인다.

영화 초반부터 박선우의 실체가 드러나는 만큼 정해인은 극과 극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했는데, 특유의 부드럽고 반듯한 인상에 비웃는 듯한 표정을 더해 박선우의 성격을 살리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극 말미에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거의 가린 채 등장하지만, 눈빛만으로도 박선우의 싸이코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살려내 스크린을 압도했다. 여기에 정해인은 신입 형사로서 열정과 패기를 보여주기 위해 기초체력을 위한 기본적인 운동부터 격투기, 파쿠르까지 온몸을 던지는 액션 훈련을 거쳐 깔끔하고 완벽한 액션 신을 선보인다.

전편의 빌런인 조태오(유아인 분)에 이어 새롭게 합류하는 만큼, 남다른 임팩트를 주는 것이 필요하기도 했다. 조태오는 갑질을 일삼고, 폭력적이며, 마약을 하는 등 소위 모든 악행을 하는 집약체로 소위 '대놓고 빌런'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박선우는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뚜렷한 동기를 드러내지 않는 모호한 인물이며, 극에 질문을 던지게 하는 이다. 이에 정해인도 "전편과 다른 느낌의 구조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며 "전편을 넘을 빌런이 되어야겠다거나 아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시선의 방향이 중요해서, 계속해서 관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후반부에는 표정에 제약이 있어서 이 작은 공간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정해인을 캐스팅한 류승완 감독은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인물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박선우에 대해 "자기가 하는 신념이 굉장히 확고하고, 자기가 하는 일이 굉장히 옳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라며 "정해인은 젊은데도 묵직함이 있고 차분하고 편견이 없고, 있는 그대로 흡수하려는 태도가 좋았다, 또 어쩔 땐 텅 비어 보이다가도 선량해 보이고 여러 면이 보여서 이 배우가 함께해준 게 복이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돌아이' 연기도 필요 없다, 목소리가 차분하고 딕션도 정확하다"며 "저는 이 다산의 자손이 보여주는 정직한 광기가 참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전에 정해인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로맨스 스타로 자리매김했었다. 그러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로 연기 변신에 성공,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난해 영화 '서울의 봄'에 특별출연하며 짧은 출연만으로도 임팩트를 남겼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나가고 있는 정해인이 이번 '베테랑2'를 통해 섬뜩한 변신에 도전하는 만큼 이번 영화의 흥행의 포인트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