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광주·청주…고향 가는 길 볼만한 전시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올해 추석 연휴를 즈음해 지방에서도 굵직한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대구와 부산, 광주, 청주 등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들러 볼 만한 지방 전시를 소개한다.
대구엔 보물 미인도 = 대구에서는 이달 초 개관한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국보와 보물들을 모은 '여세동보'전이 열리고 있다. 간송 전형필이 일제 강점기 막대한 사재를 털어 수집한 국보와 보물을 대구에 모았다. 간송미술관이 보유한 국보 12건과 보물 30건 중 실물을 전시할 수 없는 탑 2건을 빼고는 모두 대구에서 전시 중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전시작은 역시 신윤복의 '미인도'다. 따로 전시관을 마련해 전시되는 미인도를 보기 위해 주말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84년 만에 처음 서울 밖에서 전시되는 국보 훈민정음해례본을 비롯해 각종 도자류 등도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작품들이다. 추석 당일인 17일은 문을 닫는다. 전시는 인터파크에서 예매 후 관람할 수 있다. 이미 추석 연휴 관람권 중 일부는 매진됐다.
부산엔 비엔날레 = 부산에서는 2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축제인 부산비엔날레가 한창이다. 을숙도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원도심에 있는 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 한성1918, 초량재까지 4곳에서 36개국 62개팀 작가가 '어둠에서 보기'를 주제로 약 350점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 전시장은 부산현대미술관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 동매산에서 벌어진 집단 학살 문제부터 인도의 카스트 제도, 베트남전 당시 라오스에 투하된 불발탄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은 예전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금고로 쓰였던 공간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으로, 마치 감옥 같은 전시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또 다른 전시장인 부산역 인근 초량재는 1960년에 지어진 가정집을 갤러리로 개조한 곳이다. 부산현대미술관 전시는 유료 관람.
광주엔 김아영의 가상세계 이야기 =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는 미디어 아트 작가 김아영의 대형 신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상영 중이다. 김아영은 지난해 세계 최대 미디어 아트 상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을 받으며 최근 주목받는 작가다. ACC가 제정한 'ACC 미래상' 첫 수상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천560㎡(약 470평) 규모 전시장 대형 스크린 3개에서 가상 세계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임엔진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러닝타임 30분의 영상 작업을 스크린 앞에 비스듬하게 마련된 공간에서 편한 자세로 관람할 수 있다. 추석 연휴 내내 문을 연다. 무료 관람.
광주에서는 아시아 최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도 이달 초 개막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양림동 일대에서 유명 큐레이터인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판소리: 모두의 울림'을 주제로 펼쳐놓은 현대 미술의 최신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청주엔 강익중·윤형근 전시 = 충북 청주에서는 '3인치' 작품으로 유명한 강익중의 개인전이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강익중은 가로, 세로 각각 3인치(약 7.6cm) 크기의 작은 정사각형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나 글자 등을 수천개, 수만개 모아 대규모로 설치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다.
예전 방송국 공개홀로 쓰였던 대형 전시장 4면과 바닥은 작가가 일상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짧은 문장으로 적은 '내가 아는 것' 시리즈로 꾸며졌다. '코를 자주 후비면 코피가 난다' 같은 200여개 문장을 색색의 글자로 구성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청주가 고향인 작가가 청주의 우암산과 무심천을 소재로 만든 작업도 전시된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역시 청주 출신인 단색화가 윤형근(1928∼2007)의 개인전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면포나 마포 위에 하늘(바다)의 청색과 땅의 검은색을 섞어 만든 '청다색'이나 검은색 기둥을 그리는 작가다. 미술애호가인 방탄소년단(BTS) RM이 첫 솔로 앨범의 콘셉트 사진에 윤형근의 작품을 배치해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추석 당일인 17일 휴관한다. 유료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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