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흥 공격수 주진우,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공격수' 기근 여권 갈증 해소 평가…당내에선 '살림꾼' 역할도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정치를 하다 보니 보수 진영의 논리가 빨리 제공되지 않는 면이 있더라고요. 기자와 유튜버, 방송 패널이 찾는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유튜버로 변신했다. 첫 영상을 올린 지 3주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 사이 구독자를 1만여 명이나 모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잘 나가는 '공격수'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뉴스1>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주진우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피커'가 찾는 유튜브가 목표"
주 의원이 첫 유튜브 영상을 올린 건 지난달 20일.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어디까지 왔나'라는 영상으로 15분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각종 사법리스크를 법리에 기반해 설명했다.
이달 4일에는 '위증교사 자충수, 이재명 대표 법정 구속?'이라는 영상을, 11일엔 '김정숙 여사 현금 5천? 현금의혹 추적분석!'을 올렸다. 13일 기준 구독자수는 8650여 명으로 3주 만에 1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채널의 성격은 명확하다. 야권에서 공세를 펴는 정치적 주장, 야권 이슈에 대한 법리적 '팩트체크'다. 채널 이름도 '주진우의 이슈해설'이다.
사법연수원 31기 출신인 주 의원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담당관, 동부지검 형사6부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 법률비서관을 지낸 법률 전문가다. 대통령 선거 땐 윤석열 캠프 법률팀에서 일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대응했던 이력이 있다.
주 의원이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는 국민의힘의 '정확한' 논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보니 보수진영의 논리가 방송 패널이나 유튜버, 언론에 빠르게 전달되지 않더라"며 "그러다 보니 여론전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타깃은 보수 진영의 패널이나 유튜버, 기자 등 사회의 스피커들이다. 그는 "국민께 직접 설명을 드리면서도 기자나 유튜버, 방송 패널이 찾는 유튜브 채널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인기를 끌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래도 반응에 은근히 신경을 쓴다. 그는 "사실 하루에도 유튜브 채널에 여러 번 들어간다"며 웃었다.
주 의원은 한 달에 영상 네 개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국회 의원회관 1층에 마련된 '유튜브 스튜디오'로 달려간다. 그는 "대충 이야기한 내용도 보좌진이 자료를 잘 만들어줘서 생각 외로 채널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공격수 기근' 국민의힘에 등장한 혜성
"보수 정당의 논리를 전파하겠다"는 주 의원의 채널 제작 동기는 그간의 의정활동과도 궤를 같이한다.
주 의원은 지난 7월 해병대원 특검법 필리버스터 때 5시간 동안 독설 없이 '법리'로만 더불어민주당의 발의한 특검법의 하자를 지적하며 화제가 됐다.
그간 국민의힘의 입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할 경우 특검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주 의원은 "통상 군에서는 사망사고나 성범죄 사건이 발생할 경우 초동 조치에 해당하는 기초 조사만 하고 경찰에 넘겨야 하는데,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 그러지 않았다"며 특검 사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논리를 폈다.
상임위에선 기피 1순위와 2순위를 다투는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맡아 탄핵청원 청문회, 해병대원 특검법 등 야당의 공세에 대응해 왔다. 회의가 동시에 열리는 날이면 국회의사당 본관 4층과 3층을 뛰어다니며 현안을 챙겼다.
당 안팎에선 주 의원을 두고 '신흥 공격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여권에선 "이번 국회 들어 국민의힘에는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다"라는 토로가 나왔는데, 주 의원이 그 갈증을 풀어줬다는 것이다.
이같은 평가에 주 의원은 "공격수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공격적인 것 같다"고 웃으며 "논리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국민께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게 진정한 '공격'"이라며 "어느 정당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국민이 정확히 아셔야 정치적인 평가도 내리고 선거에서 심판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에겐 '명예 훼손'이라는 리스크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특히 '공격수'에겐 더 그렇다. 그래서 주 의원은 모든 질의나 메시지를 직접 챙긴다. 그는 "법리가 정확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는 만큼 상당한 준비를 해야만 더불어민주당의 논리적 모순이나 '내로남불'을 지적할 수 있다"며 "제가 이야기하는 건 인용해서 써도 명예훼손으로 걸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주 의원은 '민생을 풀어보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법조인 시절부터 '범죄의 재범률'을 낮춰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요즘엔 아파트 입구에서도 흉포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나"라며 "강력 범죄에 대한 재범률이 엄청나게 높은데, 법사위에 있으면서 그러한 사후 관리에 대해 앞장서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요즘 탄핵과 특검이 반복되다 보니 국민들도 피로감을 느끼시겠지만 정치인도 국민들 보기에 민망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특검, 탄핵 반복 상황에 대해서 좀 개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초선이지만 맡은 당직이 4개…지역구까지 살뜰히 챙긴다
대외적으로 '공격수'로 통하는 주 의원은 당내에선 '살림꾼'으로 통한다. 당 법률자문위원장부터 '패스트트랙 재판 대응 태스크포스 팀장'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위원'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별위 간사' 등 맡은 당직만 네 개다.
모든 직책에 집중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패스트트랙 TF'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2019년 4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도부가 공수처법 등의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나경원 의원 등 전현직 의원 23명이 기소돼 아직까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주 의원은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이런 재판을 끌고 가는 게 국민에게 손해라고 생각한다"며 "공소 취소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데, 국민들께 사전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지역구 관리에 집중한다. 부산 해운대구갑 당협 사무실에서 거의 매주 간담회를 열고 지역 애로를 청취한다. 특히 해운대의 교통 인프라 발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해운대를 찾기 위해 부산을 방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려면 해운대로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부산 전체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치인 주진우의 목표는 일단 '정권 재창출'…유튜버 주진우의 목표는?
당면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주 의원은 "정당의 목표는 선거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고, 그로 인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있다"며 "법률적 대응부터 포함해 정치인으로서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재차 물었지만 그는 "정권 재창출이 된 다음에 목표를 세우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다만 유튜버로서의 목표는 세웠다. 그는 "먼 이야기지만 '실버버튼'이 실질적인 목표"라며 "여러 정치 유튜브를 봤는데, 골드 버튼까지 받으려면 의정 생활보다는 유튜버로 전업해야 할 거 같다"고 웃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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