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1등 넘어 글로벌 넘버원으로…세계 시장 선도하는 'K-바이오'

이훈철 기자 2024. 9. 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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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향하는 K-바이오]① 삼바, CDMO 세계 1위…셀트리온, 시밀러 시장 1위
리가켐바이오, ADC 파이프라인 1위…알테오젠, 세계 유이 SC제형 기술 보유

[편집자주] 그동안 불모지로 불렸던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위상을 진단하고 향후 시장 진출 전망을 통해 K-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총 2편의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무대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K-바이오 기업들이 있다. '코리아 1등을 넘어 세계 1등'으로 발돋움하는 바이오 대기업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또한 바이오텍의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이 늘어나는 등 세계 무대에서 K-바이오의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에스티팜 등은 각각 위탁생산개발(CDMO), 바이오시밀러, ADC 플랫폼 기술, 고형암 치료 분야 등에서 글로벌 TOP3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CDMO 세계 1등'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시밀러 강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24만 리터) 전체 가동을 통해 총 생산능력 60만4000 리터를 보유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생산능력 기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바탕으로 상장 연도였던 2016년 이후 7년 만에 12배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액도 1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에 2032년까지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4개 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인천 송도 제2캠퍼스 부지에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을 증설 중이다. 제2 바이오 캠퍼스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72만 리터이며, 제1캠퍼스를 포함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 리터로 전 세계 CDMO 1위 초격차를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셀트리온(068270)은 1991년 설립해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를 시작으로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램시마SC, 베그젤마, 스테키마, 아이덴젤트 등 8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아 국내외 110여 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의약품의 복제약으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2017년 유럽에서 세계 최초의 항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허가를 받은 이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셀트리온 램시마는 유럽 시장에서 5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램시마와 램시마SC는 영국에서 87%의 점유율을 나타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에도 각각 78%, 73%의 높은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했다.

셀트리온은 생산 능력에서도 최대를 자랑한다. 셀트리온은 10만 리터 규모의 1공장과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에 이어 6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을 준공해 총 25만 리터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1조5552억 원으로 의약품 생산실적 1위를 기록했다. 또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2024.2.16/뉴스1 ⓒ News1 김재현 기자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에스티팜…바이오텍의 약진

바이오 대기업뿐 아니라 신규 모달리티를 대표하는 항체약물결합체(ADC)와 이중항체 분야 등에서 유망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국내 바이오텍도 있다.

글로벌 제약산업 정보업체 사이트라인(Citeline)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141080·전 레고캠바이오)는 ADC 플랫폼 기술 세계 1위 기업으로 가장 많은 25개(전임상 개발부터 출시 제품 포함)의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21개 ADC 프로그램을 보유한 중국 항저우 DAC 바이오테크놀리지(Hangzhou DAC Biotech)다.

리가켐바이오는 2019년 ADC 파이프라인이 8개에 불과했으나 4년 만에 3배로 늘렸다. 전 세계 상위 29개 기업이 보유한 ADC 파이프라인은 총 224개다. 리가켐바이오가 11%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7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기술이전 최대 계약금 규모는 7조5000억 원가량이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ABL Bio)는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을 높이는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적용한 퇴행성 뇌 질환 신약 후보물질 'ABL301'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최대 계약 규모 1조3000억원에 기술을 이전했다. 최근에는 기존 단일항체 ADC(Antibody Drug Conjugate)의 안전성과 효능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모달리티(Modality) 이중항체 ADC 개발에 집중, 2025년까지 최소 3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시험신청서(IND)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피하주사(SC) 제형 분야에서 글로벌 빅파마들과 제휴를 확장하고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알테오젠(196170)은 정맥주사제형(IV)을 피하주사제형(SC)으로 변경하는 플랫폼 기술 'ALT-B4'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두 기업뿐이다. 알테오젠은 ALT-B4를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MSD와 산도즈 등에 기술을 이전했다.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SC 개발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바꾸고 해마다 판매 로열티를 받는 조건을 추가해 계약 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에스티팜(237690)은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 기준 글로벌 3위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에스티팜이 수주한 글로벌 API CDMO 프로젝트는 20건으로, 지난해 1700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에스티팜은 지난달에도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863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티팜은 1980년부터 저분자 화합물 신약 API를 연간 수십 톤 규모로 생산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공급한 1세대 CDMO 기업이다. 에스티팜은 약 1500억 원을 투입, 제2올리고동 증설을 진행 중이다. 공사를 마치게 되면 에스티팜 올리고 생산능력은 연간 14mol로, 현재 6.4mol 대비 두 배 이상 커지게 돼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가치가 레벨업 되고 있다"며 "소수 기업이 투자 성과가 기술이전, 신약 출시를 통해 단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지속해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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