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여전히 이어지는 접전…50일 남은 승부 안갯속
'2차 토론' 없을 듯…부통령 후보 토론·사전투표 변수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세가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진 모습이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지금의 초박빙 대선 구도를 깰 것으로 예상된 첫 TV 토론도 진행됐으나 13일 현재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접전을 이어가는 기류다. 일부 해리스가 선전하는 듯 보이지만 예단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오는 11월 5일 선거날까지 특별한 변수 또한 있지 않아 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두의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론 판정승' 해리스, 여론조사서 선전 기류
ABC 방송 주관으로 열린 10일 TV 토론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두 후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붙는 토론이자 박빙의 레이스 판도를 조금이나마 바꿀 가능성이 엿보여 굉장한 관심을 받았다. 다음날(11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집계에 따르면 당일 토론은 약 6700만 명이 시청했다. 이는 올해 6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간 TV 토론 시청자 수 5100만 명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이번 토론 결과, 해리스는 판정승을 받았다. 당일(10일)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유권자의 63%로부터 긍정 평가를 얻었고 트럼프는 37%였다. 11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TV 토론을 일부라도 시청한 등록 유권자 중 54%가 해리스, 31%는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최신 여론조사 평균치를 제공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서도 8월 22일부터 9월 12일까지의 여론조사 평균에 있어 해리스가 48.5%로 트럼프(47.0%)에 1.5%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근래 실시된 181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공개한 평균 지지율에서도 해리스는 49.3%를 얻어 트럼프(45.9%)를 3.4%p 차로 제쳤다. 두 조사 모두 뉴욕포스트, 모닝컨설트, 로이터 등 토론회 후 진행된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포함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는 47%를 얻어 트럼프(42%)를 5%p 앞섰다. 로이터는 "토론 후 해리스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판단 내리기 섣불러…'일시 상승세' 가능성
다만 토론 성적표가 실질적 지지로까지 이어졌는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12일 ABC는 토론 후 진행된 여론조사 두 건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하나(소칼 리서치 등)는 전국적으로 해리스가 트럼프를 3%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8월 중순에 해리스가 2%p 앞선 것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치"라고 했다.
또 "경합주 7곳의 토론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트래펄가 그룹 등)에서도 두 후보가 각각 48%로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고 나왔는데, 같은 표본에서 토론 전에는 약 1%p 차로 트럼프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나타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상승세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에게 토론에서 승리했지만 최종 패배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 직후 CNN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로이터 또한 입소스와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전국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견해와 관련해 중요한 신호를 제공하지만 주별 선거인단 결과에 따라 승자가 결정된다. 몇 개의 격전지가 (승리에) 결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부통령 토론·사전투표 변수…'경합주 올인'
지금부터 선거날까지 예정된 큰 변수는 없다. 당초 오는 18일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은 돈 사건 형량 선고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대선 이후로 연기됐다. 이외에는 양당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 간 토론, 사전투표 정도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는 정도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10월 1일 CBS 주관의 토론회를 갖는다. 대선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부통령 후보 간 대면해 공개 설전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의 경우, 미국 전역에서 처음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지난 6일 우편 투표용지 발송을 개시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내달 17일부터 투표소 현장 방문 형식의 사전투표도 진행한다.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오는 16일부터 우편 및 현장 사전투표를 진행한다.
사전투표가 해리스와 트럼프 중 어느 후보에게 더 도움이 될지 가늠하기는 아직 어렵다. 다만 일부 주에서는 투표일 이후 도착한 사전투표도 유효투표로 인정하기도 해 지금과 같은 초박빙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대선에서 사전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약 30%에서 2016년 40% 등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해리스와 트럼프 간 2차 토론을 가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상태다. 이번 토론이 종료된 후 해리스 측은 트럼프 측에 추가 토론을 제안했으나 트럼프는 본인이 토론에서 승리한 만큼 굳이 재대결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뒤이어 트럼프는 12일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세 번째 토론(6월 바이든과의 토론 포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앞으로 '경합주 표심잡기'에 올인할 전망이다.
AFP 통신은 "두 후보 모두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와 '선 벨트'(Sun Belt·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많은 지역)의 미결정 표 수천 개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이들은 향후 며칠 동안 계속해서 격전지를 누비며 유세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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