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두번째 검찰총장 '심우정號'…金여사 처분 첫 시험대
도이치 주가조작 김 여사 연루 사건도 난제로 꼽혀
검사탄핵·검찰4법 등 몰아치는 野 대응도 관건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의 첫 시험대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사건이 될 전망이다. 취임 이후 숨 돌릴 틈도 없이 사건에 대한 처분을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압도적인 여소야대 국면에서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동시에 검찰의 수사 기능을 완전히 박탈하는 법안 등을 예고하는 야권을 상대로 설득과 반박 등 대응하는 일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심우정 검찰총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검찰총장 임기는 오는 16일부터다. 취임식은 오는 19일에 열린다.
떠맡은 명품백, 난제 도이치…金 여사 수사 첫 시험대
심 차관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건은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크리스챤 디올)을 건넨 뒤 이를 몰래 촬영해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고, 수사팀은 약 4개월가량의 수사 끝에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잠정 결론 내렸다.
이후 이 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불기소 처분을 권고하면서 이 총장이 사건을 최종 처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가 별개로 열리기로 결정되면서 김 여사 사건 처분 역시 미뤄져, 결국 심 차관이 총장 임기 시작과 함께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사건에 대한 특별한 사실관계가 변한 것이 없는 데다, 수사팀과 김 여사에 대한 수심위 모두 불기소 처분으로 결론 내린 상황에서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가 다른 결론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결국 심 차관이 예상대로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다면, 당장 최 목사 측에서 항고·재항고하거나 법원에 재정신청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 여사 사건 처분 이후에도 관련 사안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된 사건 역시 난제로 꼽힌다. 지난 12일 도이치모터스 2심 재판에서 김 여사와 비슷한 위치에 있었던 '전주(錢主)' 손모씨의 시세조종 방조 혐의가 일부 유죄로 판단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역시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전주지검과 중앙지검에서 진행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 대한 수사 역시 심 차관에 대한 리더십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김 여사는 2018년 프랑스 순방 때 샤넬 재킷을 대여한 뒤 반납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고, 문 전 대통령은 이상직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시키고 전 사위 서모씨를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타이이스타젯 항공에 취직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192석 '슈퍼야당'의 검사 탄핵·검찰 4법 대응도
조국혁신당은 지난 8월 이미 '검찰 4법'을 발의했다.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맡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만 하는 공소청으로 바꾼다는 게 검찰 4법의 골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3명과 국정농단 주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의 '뒷거래' 의혹에 휩싸인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도 추진하고 있다.
심 차관은 지난 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권의 검사 탄핵과 관련해 "검사가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되면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또 검찰 4법 등에 대해서는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그동안 축적된 중요 범죄 수사역량이 사장되고, 검찰 수사를 통해 억울한 국민이 구제받을 수 있던 시스템이 없어져 오히려 국민 권익 침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심우정, 신망 두터운 '기획통'
아울러 지난달 김 여사 수사 과정에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간 내홍이 빚어지는 등 검찰 안팎의 혼란을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일도 급선무다.
심 차관은 '기획통'으로 분류되면서 검찰 안팎의 신망이 두터운 만큼 조직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적임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도 지난달 심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200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연수원 26기로 이원석 현 검찰총장보다는 한 기수 선배다.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과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는 요직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였던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서울고검 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9월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 발령됐고, 올해 1월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심 후보자는 충남지사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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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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