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출범' 무산된 여야의정…정부는 '미지근' 의료계는 '뻣뻣'

조용석 2024. 9.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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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이 무산됐다.

여전히 뻣뻣한 의료계와 더불어 여야의정 출범 논의 때부터 미지근했던 정부의 태도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료계는 13일 서울 이촌동 의협 회관에서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결국 의료계가 여야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정부의 태도가 의료계의 여야의정 참여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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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태도변화 없다" 8개 의료단체 여야의정 거부
정부 참여 설득하는 與…대통령실 빠진 의료개혁 당정
25년 의대증원 유예까지 논의…불편함 못 감춘 정부
"정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소극적" 與 내부 불만

[이데일리 조용석 김한영 기자] 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이 무산됐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가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는 시기상조”라며 참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뻣뻣한 의료계와 더불어 여야의정 출범 논의 때부터 미지근했던 정부의 태도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료대란 관련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료계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 태도변화 없어 시기상조” 8개 의료단체 여야의정 거부

의료계는 13일 서울 이촌동 의협 회관에서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다음날인 14일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의료계 참여가 가장 중요한 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은 어려워졌다.

입장문에는 의협 외에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광역시도회장단협의회, 의협 대의원회 등 총 8개 단체가 공동 참여했다.

단체들은 전날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의료대란의 첫 번째 책임은 전공의)을 언급하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향적인 변화란 △2025년도 증원 문제 재논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사과 △전공의 수사 중단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전날 한동훈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전날 의료 개혁 당정협의에서 “의사는 정부의 적이 아니고 오랜 역사 동안 국민의 건강과 생명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2025년 의대정원 증원 문제도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 주제로 포함하겠다는 야당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결국 의료계가 여야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정부의 태도가 의료계의 여야의정 참여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의정갈등 사태 이후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의료단체가 8곳이나 모여 같은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대표, 한동훈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정부 참여 설득하는 與…대통령실 빠진 의료개혁 당정

다만 정부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미지근한 분위기다. 2025년 의대증원 유예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등 정부는 2025년 의대증원 유예에 대해서는 “이미 수시입시 진행된 상황”이라며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이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12일 열린 ‘의료 개혁 당정협의’가 최초 추진했던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달라진 것도 정부(대통령실)의 불편함이 반영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고위 당정협은 정부에서는 국무총리를 포함한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대통령 주요참모까지 참석한다. 대통령실과 정부가 같은 판단을 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시 의료개혁 당정은 고위 당정이 아니었음에도 국무총리는 참석하고 반면 대통령실 참모들은 불참하면서 다소 애매한 모양새가 됐다.

실제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에 정부도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부분 역시 여당과 정부(대통령실) 사이의 기류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정부에 요청할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에도 현재 국민 불안에 대한 민의가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저희도 여당이기에 민의를 충분히 전달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도 정부(대통령실)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정부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해석도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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