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밀항 성공 코앞서 좌절한 ‘존버킴’… ‘밀항 혐의’ 징역형 확정[취재메타]

2024. 9. 14.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8월 30일 박씨 ‘밀항법 위반 혐의’ 상고기각·원심 확정
코인 시세조종 사기 혐의 수사망 좁혀오자 중국에 밀항시도 혐의
존버킴 탑승 선박, 추적장치 끄고 밀항 시도… 악천후로 회항
법원 “수색 위해 항공기 5대·함정 19척 등 출동… 행정력 막대 낭비”
‘존버킴’ 박모(43)씨 이미지[존버킴 SNS 캡쳐]
편집자주

취재부터 뉴스까지, 그 사이(메타·μετa) 행간을 다시 씁니다.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800억원대 스캠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된 ‘코인왕 존버킴’이 지난달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했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7개월을 확정받았다. 현재 존버킴은 시세조종 및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존버킴’ 박모(43) 씨에게 징역 7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했다.

박씨 측은 “원심 양형에 법리오해 위법이 있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를 근거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사형이나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으로 상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인업계에서 수천억대 자산가로 불리던 ‘존버킴’ 박씨는 지난해 12월 스캠코인 시세조종 사기 등 혐의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고 출국금지 처분까지 받자 중국에 있는 밀항브로커를 통해 밀항을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박씨는 2023년 11월 중순께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장소에서 텔레그램으로 중국에 있는 밀항브로커에게 연락해 ‘중국으로 밀항할 수 있도록 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수락한 밀항브로커는 한국에 있는 또다른 밀항브로커 손모 씨, 이모 씨와 함께 박씨의 밀항을 준비했다.

밀항브로커 이씨는 사기 전과가 있는 A씨에게 ‘중국으로 밀항할 수 있도록 선박을 구한 뒤 선장 역할을 맡아주면 그 대가로 50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를 승낙한 A씨는 밀항에 사용할 어선 ‘은하수호’를 임차했다. 이후 곧바로 지인 김모 씨를 만난 A씨는 ‘밀항 어선에 선원으로 승선해주면 현금 10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 순차적으로 박씨의 밀항을 공모했다.

박씨는 같은 해 12월 초 부산 중구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브로커 손씨를 만나 밀항 착수금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을 주고, 10일 뒤에 재차 손씨와 이씨를 만나 밀항 알선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을 추가 지급해 구체적인 밀항 날짜와 방법 등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와 브로커들이 밀항을 시도하기로 계획한 12월 18일. 박씨는 오전 8시 40분께 전남 진도군 귀성항에서 A씨와 김씨가 끌고 온 은하수호에 탑승했다. 배는 출항했고, 오후 2시 50분께 김씨는 선장인 A씨의 지시를 받고 비닐봉지로 ‘V-pass’를 묶어 어선위치를 없앤 채 해경의 추적을 차단했다.

하지만 이들의 밀항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기상상태 악화로 은하수호가 더 나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은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흑산면 앞 바다에서 박씨 등 밀항 일당을 검거했다.

슈퍼카 수십대를 보유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던 ‘존버킴’ 박모(43)씨 이미지[존버킴 SNS 캡쳐]

박씨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당시 1심은 “출입국관리에 관한 국가의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밀항을 알선·시도해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해양경찰은 박씨 등이 탑승한 은하수호의 연락이 두절되자 은하수호의 소재와 혹시 있을지 모를 선박표류물 등을 수색하기 위해 5기의 항공기, 19척의 함정을 투입했고, 7개 파출소와 주변에서 조업을 하던 60여척의 어선, 주변 도서의 어촌계장 및 어촌계원 등 많은 인력에게 수색을 부탁해 해양경찰력과 행정력의 막대한 낭비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은 “사건 당일 강한 난기류와 기상불량으로 밀항을 시도하던 박씨 등은 물론 선박을 수색하던 다른 인력들에게도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밀항브로커 손씨에게는 징역 2년, 선장 A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선원 김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다만 2심은 박씨에게 동종전과가 없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7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를 제외하고 밀항에 가담한 브로커 손씨와 선장 A씨에 대해서도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각각 징역 1년,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했다.

박씨는 지난 7월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징역 7개월을 복역하고 출소했는데, 스캠코인 시세조종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에 구속기소돼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2021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공범들과 함께 스캠코인인 ‘포도코인’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 홍보자료 유포, 시세조종 등 수법으로 가격을 조작한 혐의다.

박씨는 공범들과 포도코인 10억개 전량을 피해자 약 1만8000명에게 매도하고 총 809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세조종 과정에서 코인을 재매입한 금액을 뺀 216억원 가량을 실제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소유하던 ‘부가티 디보(추정가 73억원)’, ‘페라리 라페라리(추정가 46억원)’ 등 13대의 하이퍼카·슈퍼카(합계 약 205억원)가 검찰에 압수되고, 슈퍼카 해외매각대금인 43억원 상당의 예금채권도 몰수됐다.

yk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