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돌아올 때도 10승은 머릿 속에 없었다…한화 류현진이 바라는건 팀의 승리 “앞으로 팀이 10연승 했으면”[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9.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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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13일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환히 웃고 있다. 사직 | 김하진 기자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37)이 KBO리그 복귀 첫 해에 두자릿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6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최근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류현진 개인적으로는 시즌 10승(8패)를 달성했다. KBO리그에서는 2011시즌 11승7패를 기록한 이후 13년만에 달성하는 두자릿수 승수다.

류현진은 미국 진출을 앞둔 마지막 해인 2012시즌에는 9승9패에 머물렀다. 그 해 10월4일 넥센전에서 7회 강정호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10이닝 동안 피칭을 이어갔으나 결국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10승을 채우지 못한 채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활약을 이어간 류현진은 올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돌아왔다. 4월 11일 두산전에서 복귀 후 첫 승리를 거둔 류현진은 4월30일에는 개인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 3.62를 기록한 류현진은 후반기에도 승수를 쌓으며 10승을 달성했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무엇보다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호투가 나왔다. 팀은 5연패에 빠져 있었고 에이스의 역할이 필요했다. 경기 전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부담 안 갖고 잘 끊어줬음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류현진은 기대에 부응했다.

2회에는 아쉬운 실점을 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류현진은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려 했으나 유격수 이도윤이 실책을 저질러 그 사이 레이예스가 홈까지 밟았다. 이어 나승엽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류현진은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정훈을 1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았다. 이어 박승욱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이후에는 큰 위기가 없었다. 6회초 타선에서 2점을 뽑아내 2-1로 역전하면서 류현진에게 힘을 실었다.류현진은 6회말 레이예스를 뜬공, 전준우를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다.

7회초 한화 타선이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2사 후 이도윤이 친 땅볼 타구를 유격수 박승욱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대타 권광민이 우전 안타를 쳐 기회를 이어갔다. 황영묵이 좌전 적시타, 안치홍이 1타점 2루타, 페라자가 우월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7회에만 5득점을 뽑아냈다. 한화는 7회말부터는 불펜을 가동했다.

류현진은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99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148㎞의 직구(38개)와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14개), 커브(11개), 투심패스트볼(10개), 커터(7개) 등을 고루 섞었다. 노련한 투구로 10승을 올렸다.

13일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하는 한화 류현진. 사직 | 김하진 기자



경기 후 류현진은 “10승 의식은 전혀 안 하고 있었다. 팀이 안 좋은 흐름 속에서 사직구장을 왔는데 승리만 생각했다. 나의 1승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내 10승보다는 팀이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가장 의미를 둔 건 팀의 연패 탈출이었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연패를 끊는게 가장 중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며 “아직 10경기 넘게 남았고 갑자기 10연승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처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상대 투수 박세웅도 호투를 펼쳐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류현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7회 타선이 빅이닝을 만들고서야 조금 편안해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모처럼 홈런을 친 페라자에게도 “계속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며 “스트레스가 많았을텐데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격려했다.

류현진은 올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돌아오며 많은 목표를 잡았다. 그러나 그 중 10승 달성은 없었다. 그는 “항상 매년 잡는건 평균자책이다. 그런데 평균자책은 생각보다 높다. 그 부분 빼고는 승리는 전혀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은 3.71로 낮췄다. 그는 “남은 경기 동안 더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승수를 쌓게 해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그는 “승리는 수비, 공격력 모든게 따라줘야 이길 수 있는 것”이라며 “투수는 평균자책이 좋아야한다”며 거듭 의지를 다졌다.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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