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22대 국회 넉달…"김건희 살인자" "정치복원 신호탄"
우원식 "뒤늦은 개원식 송구" 필버 신기록 박수민 "새 대책 만들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정치인의 '말'에는 힘이 있다. 좋은 말은 국민의 비탄과 애통함을 위로하고 강력한 변화를 끌어낸다. 나쁜 말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적대를 증폭시킨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네 달차에 접어들었다. 정치인의 말 가운데 국민들 인상을 찌푸리게 하거나 공감을 자아낸 말들을 골라봤다.
◇ "살인자·정신 나간"부터 "해병대원 사망 '장비 손괴' 비유"까지
① 전현희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이다. 살인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권익위 간부의 사망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유관하다며 이같이 외쳤다. 대통령실은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이라고 반발하며 사과를 요청했지만 전 의원은 사과하지 않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신 "국민들이 보시기에 거슬리고 불쾌하셨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② 주진우 "사망사고가 아니라 군 장비를 실수로 파손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가정해 보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7월4일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발언 중 순직 해병의 죽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주 의원은 "군에서 조사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일주일 만에 조사한 다음 한 8명에 대해 '군 설비 파손 책임이 있으니 집을 압류해 놓고 일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한다면 당하는 군 입장에서는 그 결과에 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주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주 의원은 "감히 그런 패륜적 발상을 하고 입으로 뱉는 민주당이야말로, 고귀한 희생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③ 김병주 "정신 나간 국민의힘"
'막말 소동'으로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파행으로 끝나는 일도 벌어졌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7월2일 대정부질문에서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이날 본회의가 파행되기도 했다.
④ 최민희 "뇌 구조가 이상하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7월26일 진행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당시 이 후보자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은 응하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같은 달 29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해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⑤ 인요한 '수술 청탁 의혹' 메시지 "부탁 환자" "감사감사"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 너무 위험해서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에 '감사감사'라고 답변한 화면을 취재진 카메라에 노출했다. 민주당은 인 최고위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 제소를 검토하기로 했다.
◇ "정치 복원의 신호탄"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국민도 공감
① 한동훈 "정치 복원의 신호탄" 이재명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
한동훈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두 대표가 1일 11년 만에 공식 여야 대표 회담을 개최했다. 한 대표는 "11년 만에 여야 대표회담이니 정치 복원의 신호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복원해야 하고,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쟁점 현안에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② 우원식 "뒤늦은 개원식을 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임기 시작 96일 만에 열린 개원식에서 "이유가 무엇이 됐든 국민께 드리는 약속이자 국회법상 의무인 국회의원 선서를 이제야 했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 장기 대치로 제22대 국회는 최장 지각 개원식을 기록했다.
③ 박수민 "토론을 거쳐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 가자"
'15시간 50분'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를 펼쳐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일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진보가 제기한 문제에 공감하지만, 보수의 걱정과 분석, 그리고 대안도 진정성이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토론이 종료되자 여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의장님 칭찬 좀 해주세요"라고 했고, 우 의장도 웃으며 "박 의원, 정말 수고 많이 했다"고 말했다.
④ 김지수 "미래세대 대표해 두려움 무릅쓰고 당대표 출마"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7월10일 "오늘 제가 심은 하나의 씨앗이 민주당의 미래 DNA가 되도록 헌신하겠다"며 당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패색이 짙은 전당대회에 뛰어들어 '미래'와 '청년'을 외친 그는 8.1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2.48%를 기록했다.
⑤ 김미애 "국회의원 명절휴가비, 조금이라도 어려운 분들과 나누겠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회의원이라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여러 명목의 소중한 혈세가 날짜 되면 따박따박 들어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명절휴가비 절반을 약자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등원 후 매월 세비 30%를 기부해 왔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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