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옛 대한제국공사관 미국 국가사적지 공식 등재

2024. 9. 1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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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 미국 연방 국가사적지로 등재됐다. [사진 국가유산청]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미국의 국가사적지로 공식 등재됐다. 대한제국의 자주 외교 노력의 상징물이 미국에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11일 미국 정부로부터 ‘옛 대한제국공사관(Old Korean Legation)’이 미국 연방 국가사적지(NRHP)로 등재되었음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내 한국 관련 건물이 연방정부의 국가사적지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한·미 외교의 현장으로 미국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장소라는 점이 건물의 핵심가치로 인정되었다”며 건물의 내·외부 원형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한국 정부의 리모델링으로 역사적 공간으로 훌륭하게 재현된 점 등도 등재 이유라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약 1.5㎞ 거리에 있는 이 건물은 서양 국가에 설치한 최초의 재외공관이었다. 고종이 1887년 초대 주미전권공사인 박정양을 특파한 데 이어 1891년 당시로선 거금인 2만5000달러를 주고 미국 정치가의 개인저택이었던 이곳을 사들였다. 19세기 워싱턴DC에 설치된 30여 개국 공관 중 원형을 간직한 채 현존하는 유일한 건물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는 2012년 이 건물을 구입, 2018년부터 역사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박보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중앙일보 기자 시절인 2000년 전후부터 20여 차례 현장을 방문해 자료를 수집하고 글과 강연 등을 통해 공사관의 역사적 의미와 재구입의 절실함을 알렸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감동적”이라며 “이 건물은 후손에게 부국강병과 지도층의 각성과 단합 없이는 나라가 망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 기자 sy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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