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中 영화시장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4. 9. 1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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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판매액 1년새 8.9% 감소
지난달 1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이 표를 구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영화 티켓 판매가 급감하면서 세계 영화 산업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중국 영화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영화 관람객은 5억5000만명으로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201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영화 티켓 판매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239억위안(약 4조4700억원)이었다.

중국 영화 시장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북미를 위협하며 급성장해왔다. 2019년에는 세계시장(약 420억달러·56조원)의 22%(92억달러)를 차지해 북미에 이어 세계 2위가 됐고,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2020년에는 중국(31억달러)이 북미(21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선전은 잠깐이었다. 지난해 북미 영화 시장은 코로나의 그림자를 벗어나 89억1000만달러의 박스 오피스를 기록했지만, 중국은 77억5000만달러로 뒤처졌다.

중국 영화 시장이 쪼그라든 데는 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감원·월급 삭감 광풍이 불면서 영화 관람 수요가 크게 줄었다. 시진핑 집권 3기에 ‘문화 자립’이 이전보다 강조되며 외국 영화 수입이 줄고, 국내 영화 검열이 강화되면서 영화관의 볼거리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영화산업촉진법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선양하는 중대 영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고 규정한다.

2017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후 한국 영화가 중국 상업 영화관에서 사라진 가운데, 미·중 경쟁 속 할리우드 영화 또한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2012년엔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영화 10편 중 7편이 미국 영화였지만, 작년에는 ‘오펜하이머’ ‘바비’의 개봉에도 단 한 편의 미국 영화도 중국 흥행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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