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아우성
[아무튼, 레터]
오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아주 특별한 추모식이 열린다. 제1회 한미연합 미군 포로·실종자 인식의 날 행사다. 6·25 때 참전했다가 실종돼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유해도 발굴되지 않은 미군이 7400여 명에 이른다. 그들을 기억하고 ‘우정의 액자’를 보내 그 가족들을 위로해 온 한정윤 리멤버투게더7697 회장 인터뷰 기사를 싣자 주한미군 중령이 이메일을 보내 왔다.
“저는 평택 미군부대의 군목(軍牧)입니다. 신문으로 읽었는데 우리에게도 뜻깊은 행사가 될 것 같아요. 미국에서 POW/MIA(포로·실종자)는 ‘노 맨 레프트 비하인드(no man left behind)’, 그러니까 전장에 아무도 남기지 않고 모두 데려오는 것의 상징입니다. 할아버지가 한국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장병 가족과 함께 그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요.”
한정윤 회장은 ‘1950년 전쟁둥이’다. 6·25가 터진 그해 겨울에 어머니는 만삭이었다.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자유를 찾아 남하하는 북한 주민이 많았지만, 만삭 어머니는 어떻게 피란할지 막막했다. 그때 미군 병사들이 해주역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군용열차에 태워줬고 12월 21일 그가 태어났다고 한다. 리멤버투게더7697은 전쟁 통에 무사히 출생한 그가 어머니를 도와준 미군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 만든 단체다.
주한미군의 참여는 한 회장에게 반가운 일이다. 한미연합 행사로 판이 커졌고 양국의 군악대·의장대도 힘을 합친다. 올해는 6·25 74주년. 전쟁기념관에서 미군 실종자 7400여 명을 모두 호명하기로 했다. 한국 대표 37명과 미국 대표 37명이 약 100명씩 동시다발적으로 이름을 부를 계획이다. 그 순간이 감정을 자극하는 클라이맥스일 것이다. 아우성처럼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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