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내리는 최후의 은총… 오감 열고 생기 포착하라
윤수정 기자 2024. 9. 14. 00:35
살아있는 산
낸 셰퍼드 지음|신소희 옮김|위즈덤하우스|212쪽|1만8000원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자주 ‘고향다운 풍경’으로 꼽는 것이 있다. 바로 ‘먼로(Munro)’다. 스코틀랜드에서 해발 3000피트(914m)가 넘는 산을 일컫는 말로, 1981년부터 발견된 숫자만 282개란다. 현지에선 먼로 완등 기록 경쟁이 인기고, 먼로를 이름으로 내건 전기차 회사도 있다.
저자가 스코틀랜드 대표 작가로 현지 5파운드 지폐에 얼굴이 실린 것도 이 먼로를 가장 아름답게 쓴 작가로 꼽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집 인근 먼로인 ‘케언곰 산’(해발 1244m)을 일생 동네 뒷산처럼 드나들었고, 등반 산책기로 이 책을 썼다. ‘영국의 북극’으로 불릴 만큼 험준한 산맥이지만, 저자는 오감을 활짝 열고 동식물과 빗물, 햇살이 꿈틀거리며 자아낸 생기를 포착해낸다. “존재를 안다는 것은 산이 내려주는 최후의 은총”이라고 고백한다.
1977년 출간된 책이지만, 유독 팬데믹 발병 직후 인기가 수직 상승했다. “좁은 방을 벗어나 저자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란 호평 덕이다. 한 장을 넘기면 케언곰산 겨울의 눈폭풍 냉기가, 또 한 장 넘기면 “코와 목의 점막을 당기듯 톡 쏘는 맛”의 가문비나무 향이 코로 흠뻑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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