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 아니라 사람 다리였다” 폭염주의보 그날 풀숲엔...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 폐지를 줍다가 도로에 쓰러진 한 어르신이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충주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20분쯤 대소원면 36번 국도(청주 방면)에서 교통 예방 순찰을 하다가 갓길에 쓰러진 8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도로를 달리던 차량 우측에 막대기 모양의 물체가 포착됐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다시 해당 물체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차량에서 내려 확인해 보니 이는 실제 사람 다리였다. 알고 보니 A씨가 더운 날씨에 폐지를 줍다 온열질환으로 풀숲에 얼굴을 박고 쓰러져 있던 것이었다.
곧장 경찰은 A씨를 일으켜 세우고 순찰차로 옮겼다. 순찰차로 이동한 A씨는 조금씩 기운을 되찾았고 경찰은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해 A씨를 인계했다. A씨가 쓰러진 날은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이었다.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한 이재혁 충주경찰서 교통과 경위는 “예방 순찰을 나가던 중 길 가장자리에 막대기인지 다리 모양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물체가 보였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와서 지나치지 않고 확인해 봤는데 어르신이 풀숲에 얼굴을 박고 쓰러져 있어 깜짝 놀랐다”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어르신은 의식은 있었으나 몸이 경직돼 가는 상태였다. 신속히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1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전날 전국 507개 응급실에 온열질환자 47명이 들어왔다. 이로써 올해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환자는 350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천776명)보다 729명 많다. 올해 누적 추정 사망자는 작년 동기간과 같은 3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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