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성 63세, 여성 55~58세로 정년 연장…고령화에 70년 만에 손질

박은하 기자 2024. 9. 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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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고령화에 연금 지속가능성 염두
중국 상하이의 한 공원에 모인 노인들. 2022년 11월 촬영./게티이미지

중국이 내년부터 연금 수혜 기준이 되는 법정 퇴직 연령을 점진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정년은 남성을 63세, 여성은 55~58세로 늘어난다.

신화통신은 13일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폐막한 제11차 회의에서 정년연장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상무위 결정문에 따르면 남성 법정 퇴직 연령은 2025년 1월 1일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연장된다. 여성은 블루칼라 노동자는 50세에서 55세로, 화이트칼라 노동자는 55세에서 58세로 늘어난다. 정년은 1년에 2~4개월씩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에서 정년은 1951년 이후 약 70년간 남성 60세, 여성 화이트칼라 노동자는 55세, 여성 블루칼라 노동자는 50세로 유지됐다.

이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정년은 62세, 한국은 65세, 독일은 66세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연금개혁 반대 시위의 진통 끝에 정년이 62세에서 64세로 연장됐다.

중국이 정년 연장에 나선 것은 출산율이 급감하고 인구가 급격하게 고령화하는 상황에서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의 평균 수명은 1981년 67.9세에서 2021년 78.2세로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인 평균 기대수명이 78.6세에 달했다. 중국은 2035년쯤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4억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심각한 노령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출생아 수는 급감하고 있다. 중국은 2022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질러 2년 연속 인구가 감소했으며 2023년 출생아 수는 902만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경제활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012년 12.7%에서 2021년 20.8%로 올라갔는데 급격한 출생아 수 감소로 이 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치솟을 전망이다.

급속한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라 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의 연금 기금 약 10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은 2013년부터 정년연장을 논의해 왔다. 지난 7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정문에서는 “처음으로 은퇴 연령 상향의 원칙으로 자발성과 유연성을 명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당국은 정년연장이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결정문에는 각급 인민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고 근로자 고용과 창업을 장려하고 지원하며, 노인 요양 및 기타 관련 업무를 조화롭게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이번 정년 연장으로 약 5억명의 노동자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청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년연장이 젊은이들의 취업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학생을 제외한 17~24세 청년실업률은 17%를 기록했다.

차이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연금 구조 등의 문제를 생각하면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퇴직연령 개혁은 빨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령자에 대한 직업 교육을 늘리고 여성을 지원하는 실질적 출산장려 정책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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