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보증금 53억 가로챈 집주인 구속
[앵커]
경남 김해에서 세입자 70명의 전세 보증금 53억 원을 가로챈 집주인이 구속됐습니다.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 '돌려막기'를 하면서, 17채의 주택을 새로 짓거나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김해시 16가구 규모 다가구 주택입니다.
건물 주인의 우편함은 찾아가지 않은 고지서로 빼곡합니다.
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 건 지난 3월.
부동산 업자인 실소유주 40대 이 모 씨가 수억 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저는 1억 천만 원이요. (임차권 설정) 1순위 건들은 전부 다 은행 건들이고, 저희는 사실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나라에서 지켜주는 2천만 원 정도밖에 없다고…."]
전세 사기 피해자는 더 있습니다.
이 씨는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으로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건물 17채를 새로 짓거나 사들였습니다.
이 씨가 2013년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땅을 산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가구 주택을 지었고,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 등으로 땅을 사고, 건물 짓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70명, 피해 금액은 53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전세 보증보험이나 임차권 등기에 서툰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이었습니다.
전세사기특별법이 있긴 하지만, 보증금 전체를 돌려받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하정섭/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 2계장 : "이사를 나가실 때 피해자분들이 전세 보증금을 받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이 씨를 구속하고, 숨긴 재산과 공범이 더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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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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